조리 시 발생하는 미세먼지 ‘조리흄’, WHO 1급 발암물질 지정
지난해 급식종사자 대상 검진 결과 폐암 유병률 약 1.1배 달해

학교환경개선지원센터, 요리매연 저감장비 ‘미라클 로브’ 개발·특허
유증기·유해물질 저감, 조리종사사 호흡기 보호, 급식실 공기질 개선

대한폐암학회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 폐암 환자의 85% 이상이 비흡연자이며, 요리 빈도가 높은 여성의 폐암 발생률이 최대 8배나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제공=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한폐암학회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 폐암 환자의 85% 이상이 비흡연자이며, 요리 빈도가 높은 여성의 폐암 발생률이 최대 8배나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제공=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조리흄 위해성 분명히 알리고, 당장 할 수 있는 일 실천해야 ‘국민복지’”

[환경일보] 박준영 기자 = 교육부는 지난 3월14일 학교 급식종사자 폐암 건강검진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부터 14개 시·도 교육청의 학교 급식 종사자 중 55세 이상 또는 경력 10년 이상 종사자 총 2만4065명을 검진한 결과 ‘폐암 의심’ 94명, ‘매우 의심’ 45명으로 총 139명이 폐암의심 소견을 받았으며 31명이 폐암을 확진받았다.

기존에 진단받은 인원을 포함하면 최근 5년간 급식종사자 60명이 폐암을 진단받았으며, 확진자 평균 연령은 54.9세, 평균 종사 기간은 14.3년으로 조사됐다. 또한 최근 5년 급식종사자의 폐암 유병률은 10만명당 135.1명으로 이는 국가 암 등록 통계상 유사 연령의 5년 유병률의 1.1배에 달했다.

국가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조리종사자 등 유해 요인에 노출 기간이 긴 직업군의 폐암 발병률은 평균보다 약 1.1배 더 높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가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조리종사자 등 유해 요인에 노출 기간이 긴 직업군의 폐암 발병률은 평균보다 약 1.1배 더 높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폐암은 국내에서 10년 넘게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한 ‘가장 위험한 암’이다. 폐암은 일반적으로 흡연자의 질병으로 알려져 왔으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폐암 환자의 약 30%가 비흡연자로 밝혀졌다. 또한 대한폐암학회 자료에는 우리나라 여성 폐암 환자의 85% 이상이 비흡연자로 밝혀졌으며, 중국의 역학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 폐암 환자 중 요리 빈도가 높은 여성의 폐암 발생률이 최대 8배나 높았다.

다행히 우리나라 법원은 급식조리원 등 유해 요인에 노출 기간이 긴 조리업무 종사자에 대한 폐암을 직업성 암으로 인정해 산재로 인정받고 투병자들은 여러 지원을 받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급식종사자 중 폐암 확진자 상당수는 산재로 인정받고 있다. 폐암에 걸린 분들에 대해 마음 아프게 생각하며, 교육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주방의 1급 발암물질 ‘조리흄’

 WHO(세계보건기구)는 조리 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있으며, 교육부도 급식조리원 폐암 발생 원인으로 튀김류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인 ‘조리흄(Cooking Fumes)’을 지목했다.

조리흄은 기름을 사용해 볶거나 튀기는 요리를 할 때 발생하는 가시적인 배출물들을 뜻한다. 특히 230℃ 이상 고온에서 기름을 동반한 가열 작업을 할 때 지방 및 여러 성분이 분해되며 발생하는 연기인 포름알데하이드, PAH(다환 방향족탄화수소),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등 유해한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이 중 몇 가지 화합물들은 암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리흄은 고온의 기름을 사용한 튀김요리를 할 때 여러 성분이 분해되며 발생하는 연기다. 이 연기에는 포름알데하이드, 일산화탄소 등 여러 유해한 물질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 중 몇 가지 화합물들은 암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리흄은 고온의 기름을 사용한 튀김요리를 할 때 여러 성분이 분해되며 발생하는 연기다. 이 연기에는 포름알데하이드, 일산화탄소 등 여러 유해한 물질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 중 몇 가지 화합물들은 암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022년 열린 ‘요리 연기 Free, 건강한 주방 만들기’를 주제로 개최된 국회토론회에서 박찬승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리버사이드 화학·환경공학과 명예교수는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 대학 연구 결과, 햄버거 패티 1장을 구울 때 발생하는 초미세먼지 농도는 대형 덤프트럭 230km를 운행할 때 발생하는 초미세먼지 농도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며 요리 연기의 심각성을 전했다.

또한, 조리실에서 발생한 조리흄이 아이들이 밥을 먹는 식당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리흄 입자의 지름은 100나노미터 이하로 이는 초미세먼지의 25분의 1 수준이다. 미세먼지 입자가 작을수록 사람이 호흡할 때 폐에 더 빠르게 퍼지고 오래 남아 염증 및 폐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나아가 지난 2021년 9월 미국·캐나다 연구팀은 태어난 조산아 중 약 600만명이 PM2.5(초미세먼지)에 노출됐기 때문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임종한 인하대학교 전 의과대학 학장은 2022년 1월에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어린이의 경우 이런 대기오염에 더욱 취약하다”며 “성인보다 해독 시스템이 미발달 하고 호흡량이 많은 어린이가 대기 중 화학물질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경고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연구 조사된 데이터와 과학적 근거들을 기초로 국민이 당장 할 수 있는 실천 방법들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며 “가장 먼저 할 일은 국민에게 조리흄의 위해성을 쉽고 분명하게 이해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리흄 저감장치 ‘MIRACLE LOV’

이러한 사회상을 반영해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는 경영이념을 실천하고 있는 사회적기업 학교환경개선지원센터(대표 이창국)가 조리흄에 노출된 급식·조리 종사자들을 위해 조리흄 저감장치인 ‘MIRACLE LOV(미라클 로브)’를 출시했다.

조리흄 저감장치 ‘MIRACLE LOV(미라클 로브)’ 시연 장면 /자료제공=학교환경개선지원센터
조리흄 저감장치 ‘MIRACLE LOV(미라클 로브)’ 시연 장면 /자료제공=학교환경개선지원센터
학교환경개선지원센터의 조리흄 저감장치인 ‘미라클 로브’는 다중 회전자기장을 이용해 공진에 의한 파동에너지를 식용유해 투과해 식용유 분자를 이온화한다. 이온화된 식용유 속 수소가 산화를 지연하고 유리 지방산 발생을 억제해 유해 물질을 줄인다. /자료제공=학교환경개선지원센터
학교환경개선지원센터의 조리흄 저감장치인 ‘미라클 로브’는 다중 회전자기장을 이용해 공진에 의한 파동에너지를 식용유해 투과해 식용유 분자를 이온화한다. 이온화된 식용유 속 수소가 산화를 지연하고 유리 지방산 발생을 억제해 유해 물질을 줄인다. /자료제공=학교환경개선지원센터

미라클 로브는 다중 회전자기장을 이용해 공진에 의한 파동에너지를 식용유통에 투사해 식용유 분자를 이온화시키는 특허제품이다. 제품의 포장을 뜯지 않은 업소용 식용유를 배치하고 장치를 작동시킨다. 그리고 3시간 뒤 식용유를 회수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창국 학교환경개선지원센터 대표는 “이온화된 식용유를 사용 시 유증기량을 35% 저감시켜 조리흄이 감소해 조리종사자 건강 증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또한 후드·환풍구 기름때 감소, 식용유 산패 지연, 식용류 사용량 25% 절감 등 여러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라클 로브는 지난해 3월부터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시범운영을 시작하고 5월에는 시범운영 중인 6개 휴게소(죽암(서울), 천안삼거리, 신탄진, 입장거봉포도, 천안호두, 죽암(부산)) 조리실의 공기 질 정밀측정과 휴게소 조리종사자 대상 체감효과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지난해 미라클 로브를 시범 운용한 고속도로 휴게소 6개점을 대상으로 한 조리실 공기 질 정밀측정 및 휴게소 조리종사자 대상 체감효과 설문조사 결과 자료 /자료제공=학교환경개선지원센터
지난해 미라클 로브를 시범 운용한 고속도로 휴게소 6개점을 대상으로 한 조리실 공기 질 정밀측정 및 휴게소 조리종사자 대상 체감효과 설문조사 결과 자료 /자료제공=학교환경개선지원센터

조리실 공기 질 정밀측정 결과 미세먼지 25%, 초미세먼지 21%, 휘발성 유기화합물 27%만큼 감소했으며 주문이 몰리는 시간에는 미세먼지 23%, 초미세먼지 19%, 휘발성 유기화합물 31%만큼 감소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시간대와 관계없이 비슷한 감소 수치를 보였고,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주문이 몰리는 시간에 더 많은 감소 수치를 보였다.

또한 사용한 기름의 산가측정 결과 이전과 대비해 기름의 산패 지연이 확인됐으며, 휴게소의 기름 사용량 또한 총 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휴게소 조리종사자 8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저감장치 사용 만족도는 82%로 나타났으며 장기근속자, 고령자와 조리하는 음식 수가 많은 조리원일수록 만족도가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대표는 “현재 서울시 교육청은 지원청별 9개교에 후드 교체 시범사업으로 학교당 예산을 배정해 배기후드 및 닥트 교체를 진행하고 있다”며 “환기시설을 개선하고 미라클 로브를 함께 사용하면 급식실 환경 개선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며 미라클 로브의 활용이 조리흄 등 사회적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학생·근로자 생활 환경 개선 앞장서는 ‘학교환경개선지원센터’

학교환경개선지원센터는 지난 1995년 국내 최초로 ‘아름다운 화장실 문화 창조’를 모토로 공중화장실 시설환경 개선을 위한 시민문화 운동을 펼친 ‘크린코리아’로 시작했다. 이후 2008년 학교환경개선지원센터를 창립해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생활공간을 쾌적하고 청결한 환경으로 조성하기 위해 힘써 왔다.

특히, 앞서 소개한 미라클 로브뿐만 아니라 기존 물 사용량을 3분의 1로 줄여 수질오염을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는 ‘에코 대걸레 세척기’, 공간활용을 극대화해 위생적인 청소도구 관리가 가능한 ‘에코 청소도구 걸이대’, 노후화된 화장실을 진단, 점검, 보수, 스케일링하는 ‘화장실 특수클리닝·스케일링’ 사업까지 진행하고 있다.

또한 오랜 기간 학교시설환경을 연구하고 개선하며 축적된 경험과 전문성으로 교육시설환경을 개선하고, 지속적으로 유지·관리 될 수 있도록 환경위생 관리자를 대상으로 전문지식 습득과 배양을 위한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나아가 민·관의 다양한 인적, 물적 자원을 학교와 연계해 학교 환경개선을 지원함으로써 쾌적하고 행복한 교육환경을 만들어 미래의 주인공인 학생들의 건강도 지키는 한편 사회통합과 국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도록 지원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녹색생활실천학습장 제작 보급

이창국 학교환경개선지원센터 대표는 “전국에 있는 모든 학교의 환경 개선을 이룰 때까지 행보를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학교환경개선지원센터
이창국 학교환경개선지원센터 대표는 “전국에 있는 모든 학교의 환경 개선을 이룰 때까지 행보를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학교환경개선지원센터

이창국 대표는 사회와 지구의 문제인 쓰레기의 지속가능한 근본적인 문재 개선을 위해서는 성장기 청소년들이 이용에 편리하며 위생적인 시설을 이용, 학교 생활 속에서 올바른 분리배출이 생활 속에 체화습득 될 수 있도록 환경친화적인 구조물의 ‘녹색생활실천학습장’(분리배출장)을 설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시설은 선진국의 학교 분리배출 시설을 우리 여건에 맞는 시설로 제작해 지역사회의 후원을 받아 무상으로 설치해 주고 있다며, 이를 통해 쓰레기 Zero Waste School, 쓰레기 제로 자원순환학교 구축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녹색생활실천학습장은 올바른 분리배출의 실천과 분리 배출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며, 하반기부터는 5개년 계획을 수립, 지역별로 연대해 전국의 1만3000여개의 모든 초·중·고등학교에 설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녹색생활실천학습장은 지역사회의 후원으로 설치, 서울 양화중학교 외 총 10개 학교에 설치돼 운영 중이다.

이창국 대표는 “학교환경개선지원센터는 ‘환경이 미래다. 학교가 희망이다’라는 슬로건 아래 민·관의 다양한 인적·물적 자원을 연계해 학교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지만 쉽지 않은 길이다. 전국에 있는 모든 학교의 환경 개선을 이룰 때까지 행보를 멈추지 않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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