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해외 석탄 투자 중단 촉구 메시지 전달

[환경일보]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21일(화) 저녁 한국전력 서초지사 벽면에 ‘해외 석탄 투자 중단’을 촉구하는 메시지와 함께 산불 영상을 레이저빔으로 투사(프로젝션)하는 액션을 벌였다.

그린피스는 한국전력의 해외 석탄발전 투자에 대해 “기후위기를 가속화하고 수익성도 낮은 시대착오적인 결정이자 제2의 호주 산불을 부추기는 지름길”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전력은 최근 인도네시아 자와 9‧10호기와 베트남 붕앙 2호기, 필리핀 수알 석탄발전소에 대한 금융 지원 의사를 밝혔다. 이 같은 해외 석탄 발전 투자는 탈석탄 기조에 역행하는 정책으로 국제적인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기후위기로 전 세계는 호주 산불을 비롯해 필리핀의 폭우, 아프리카 홍수 등 전례 없는 극심한 피해를 겪고 있는 상황을 외면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그린피스는 한국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 수준을 경고하고 한전의 해외 석탄 투자 결정을 비판하고자 긴급 시위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한국전력은 다음 날인 22일 정기 이사진 회의에서 자와 9‧10호기 투자 결정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으나, 돌연 안건에서 제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21일(화) 저녁 한국전력 서초지사 벽면에 ‘해외 석탄 투자 중단’을 촉구하는 메시지와 함께 산불 영상을 레이저빔으로 투사(프로젝션)하는 액션을 벌였다. <사진제공=그린피스>

호주에서 5개월 간 이어진 화재로 기후위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각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 전 세계 1인당 석탄 사용률 1위, 해외 석탄 투자 3위, 석탄 수입량 4위에 이른다.

석탄발전 비중이 높으니 이를 위해 호주, 인도네시아 같은 석탄 생산국의 광산 개발에 투자한다.

또 석탄 발전소 건설을 지원해 사업 국가들이 더 많은 석탄을 수입, 생산, 사용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석탄 사용은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시켜 기후위기를 심화시킨다. 한국이 기후위기에 책임감을 가져야하는 이유다.

해외 석탄 투자의 경제성 하락도 문제다. 한국전력이 투자 의사를 밝힌 베트남의 붕앙 2호기, 인도네시아의 자와 9‧10호기는 해외 금융사들이 투자를 철회한 사업이다.

21일 홍콩 중화전력공사(CLP), 영국 스탠다드 차타드, 싱가포르 OCBC 은행에 이어 싱가포르 개발 은행(DBS)도 붕앙 2호기 투자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이로 인해 한국전력이 부담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은 훨씬 클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전력의 2019년 영업 손실 추정액은 약 2조4000억원. 호주 바이롱 광산 개발에 투자한 약 8000억원이 물거품이 될 위기 속에 또 다른 위험을 떠안는 것이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한국전력은 “국제 환경 기준에 맞춘 국익 극대화 사업”이라 반박하고 있다.

한편, 그린피스 등 국내외 환경단체들은 한국의 신규 해외 석탄발전 투자를 알리기 위해 올해 6월 한국 정부가 개최할 P4G 정상회의 참가국과 주요국 대사관에 공식 서한을 발송했다.

P4G 정상회의는(녹색성장과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Global Goals 2030) 민관협력을 촉진해 신속한 파리협정 이행을 목적하는 글로벌 협력체다.

그린피스는 “해외 석탄 투자국 한국이 회의를 개최하는 건 명백한 모순이다. 실제 일부 참가국은 한국의 이중적인 행보에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비판했다.

그린피스 장마리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문재인 대통령은 여러 국제회의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한국의 책임을 강조했지만, 예년보다 더 많은 해외 석탄발전에 공적금융을 투입하려 한다. 국제무대에서만 기후변화를 강조하는 한국 정부는 P4G 개최 자격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전력의 신규 해외 석탄 투자를 용인하면 기후위기로 고통 받는 세계 수백만 시민들의 맹렬한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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