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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안, ‘구멍갈파래’가 점령

기사승인 2020.07.09  18:5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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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어양식장 배출수로 인한 해양오염이 원인, 제주도정 관리 대책 부재

[환경일보] 제주 해안을 구멍갈파래가 점령하고 있지만 제주특별자치도의 오염원 관리 대책 부재로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근본적 해결은커녕 해수욕장 개장 전 수거작업에만 급급해 오염원인 양식장 수질오염방지시설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녹색연합이 6월20일부터 22일까지 제주 연안 전체의 육상양식장과 해변을 중심으로 녹조류인 구멍갈파래 유입 상황을 조사한 결과 조사지점 전체 80곳 중 63곳에서 구멍갈파래가 확인됐다.

특히 기존 구멍갈파래 급증 현상으로 몸살을 앓던 동부지역의 성산 신양, 종달, 하도, 오조리 해안뿐 아니라 북쪽 연안과 대정, 한경, 한림 등 서부지역도 구멍갈파래가 해안을 점령하고 있었다.

구멍갈파래가가 점령한 세화해수욕장의 모습. <사진제공=녹색연합>

구멍갈파래가 유입된 곳 중 특히 심각한 지역은 육상 광어양식장이 밀집된 동부 해안의 성산, 구좌, 조천 및 서부 해안의 한경, 한림 해변 등 21곳이다. 또한 금능, 김녕, 이호, 곽지, 신흥, 함덕 등 제주시 해수욕장 대부분에서 확인됐다.

구멍갈파래가 발견된 지점의 특징은 성산 신양, 조천 신흥처럼 인근에 광어양식장이 위치하고 조류 흐림이 정체된 만(灣) 형태의 지형이다.

구멍갈파래 급증과 같은 녹조류 대발생(green tide)은 연안에 흔하게 분포하는 파래류가 과도한 영양물질로 과잉성장해 연안의 바위를 뒤덮거나, 조류에 떠밀려 해안에 띠 모양으로 쌓이는 현상이다.

해안 경관을 해칠 뿐 아니라 말라붙거나 썩으면서 악취가 심하게 난다. 특히, 영양염류 흡수율이 월등히 높아 다른 해조류를 결핍시키는 등 연안에 서식하는 저서 생물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를 발생시킨다.

제주 연안 80곳 중 63곳에서 구멍갈파래 급증 현상이 나타났다. 구멍갈파래 급증 현상은 제주 동서부 해안에 집중되어 있으며, 양식장 현황 지도와 양상이 유사하다. <자료제공=녹색연합>

육상오염원에 대한 규제 필요

구멍갈파래가 해안가를 뒤덮을 만큼 급증하는 원인에 대해 제주보건환경연구원은 “담수에서 유입되는 질산성질소와 주변 양식장에서 유입되는 인(P)성분이 영양물질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제주보건환경연구원은 “구멍갈파래가 해안에 퇴적되고 부패하면서 모래층에 침투된 영양염류는 다시 바다로 유입되는 재공급 과정을 거친다. 이 영양염류는 구멍갈파래에 직접적으로 흡수되면서 성장을 가속화해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밝혔다.

제주 해안가에 구멍갈파래가 급증하는 악순환을 막으려면 양식장 배출수, 생활 오폐수 등 주요 육상오염원에 대한 관리와 규제가 필요하다. 특히 양식장이 집중된 제주 동서 해안가에 구멍갈파래 급증 현상이 나타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현재 제주에는 464개소의 육상 양식장(2017년 말 기준)이 운영 중이다. 총 해안선 길이가 약 254㎞인 제주에 평균 540m마다 1개소의 양식장이 분포됐다.

양식장은 1996년 117개소, 2001년 242개소, 2017년 말 464개소로 급증했으며, 제주 양식장에서는 국내 광어(넙치) 소비량의 약 60%를 생산하고 있다.

대정 동일리 포구 <사진제공=녹색연합>

제주 양식장 대부분이 지질구조상 기저지하수가 분포된 동서부 해안지역에 집중됐다. 사료찌꺼기와 물고기의 대사 활동으로 인한 유기물과 질소 부산물이 섞인 양식장 배출수는 바다로 바로 유입돼 연안 수질이 오염된다.

구멍갈파래 급증 현상에 대해 양식장 배출수 등 육상오염원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지만, 제주특별자치도는 오염원 관리 대책이 없다.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조례와 규칙에 근거해 양식장 배출수 기준과 관련된 고시가 필요했지만, 도는 2018년 3월에서야 재고시 했다. 사실상 10여년 이상 양식장 배출수 수질에 대한 규제 근거가 공백상태였던 셈이다.

현재 물환경보전법에 근거한 배출수 기준에는 수조 면적 500㎡가 넘는 경우 화학적산소요구량(COD)과 부유물질(SS) 두 가지 항목만 측정하고 있다. 양식장 배출수로 인한 연안 부영양화 원인으로 질소(N), 인(P)이 언급되고 있지만, 포함되지 않았다.

양식장 배출수가 바다로 곧바로 유입되고 있지만, 해양수질 환경기준과도 맞지 않는다. 해양수질환경기준은 저층산소포화도(DO), 식물플랑크톤농도(Chl-a), 투명도(SD), 용존무기질소농도(DIN), 용존무기인농도(DIP) 항목을 측정해 수질등급을 매기고 있다.

사료찌꺼기와 물고기의 대사 활동으로 인한 유기물과 질소 부산물이 섞인 양식장 배출수는 바다로 바로 유입돼 연안 수질이 오염된다. <양식장 배출구 모습. 사진제공=녹색연합>

배출수 기준 항목 자체도 부실하지만, 양식장이 수질기준을 위반할 경우에도 3차까지는 과태료를 부과하고 4차의 경우 영업중지명령을 내린다. 위반 시 제재도 약할뿐더러, 지금처럼 연 1~2회 단속하는 방식으로는 실효성이 없다.

구멍갈파래 급증은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원인으로 지목된 양식장 배출수라는 오염원에 대해 제주특별자치도 차원의 구체적이고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해수욕장 개장 전 구멍갈파래 수거 작업은 임시방편일 뿐이다.

녹색연합은 “공공재인 제주 청정 해역이 양식업체들의 도덕적 해이와 제주도정의 직무유기로 인해 위협받고 있다”며 “제주도정은 양식장 수질오염방지시설에 대한 전수조사 및 오염 부하량 관리, 배출수 기준 항목 추가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정은 기자 press@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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