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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아진 겨울 탓에 새만금 수질 더 악화

기사승인 2020.07.06  17: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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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심 3m 밑에 산소 부족으로 생물이 살 수 없는 데드존 형성

[환경일보] 20년간 4조원이 넘는 혈세를 투입해 수질 개선 사업을 벌였으나, 새만금호 수질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겨울이 짧아져 수질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5년간(2016~2020년 6월) 새만금호의 수질을 조사해온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은 “조사 결과, 물속에 층이 생겨 순환이 안 되고 바닥부터 썩어가는 현상이 매년 봄부터 가을까지 나타나는데 겨울이 따뜻할 경우엔 이 현상이 겨울에도 지속된다”고 밝혔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이하 조사단)은 지난 2003년부터 꾸준히 새만금 지역 환경과 문화의 변화상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임이다.

조사단은 새만금호 곳곳에서 수심별 수온과 염도의 변화, 물속에 녹아 있는 산소의 양(용존산소량), 바닥층의 상태 등을 조사해왔다.

조사단은 “염분에 의한 성층화와 저층수 수질에 대한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내부 준설을 지속한다면 성층화의 면적만 더 넓어지고 수질은 더욱 악화되는 결과를 불러오게 될 것임에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조사를 통해 최근 5년간(2016~2020년 6월) 매년 봄부터 가을까지 수심 3m 밑으로 산소가 부족해 생물이 살 수 없는 죽음의 구역, 데드존(Dead Zone)이 만들어져 집단 폐사가 발생하며, 바닥층은 시커멓게 썩어가는 것을 확인했다.

지난 6월5일과 10일 새만금 만경강 수역의 수심별 용존산소량(DO) 조사에서도 수심 3m 밑으로 죽음의 구역이 형성됐음을 확인했다.

표층수의 경우 물 1리터(ℓ)당 5㎎ 이상의 산소가 녹아 있어 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이지만, 수심이 3m 이상 깊어지면 용존산소량이 급격히 줄어 생물이 폐사하는 빈산소층(용존산소량 3㎎/ℓ 이하)으로 변하고, 바닥층에 가까워질수록 산소 농도가 0.5㎎/ℓ 이하인 무산소 층으로 바뀌어 썩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물에 층이 형성되는 것을 ‘성층화’라고 하는데, 새만금호에서 발생하는 성층화는 염분의 영향이 커서 ‘염분 성층화’라고 칭한다.

민물에 가까운 표층수와 염분이 많아 무거운 저층의 물이 섞이지 않고 저층은 산소가 고갈됨에 따라 계속 썩어가 생물의 대량 폐사도 발생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새만금 수질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새만금호 내 만경강 유역의 2020년 6월 수질 조사 결과. 3m 밑으로 ‘염분 성층화’ <자료제공=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바닥층 썩는 현상, 12월에도 나타나

그동안 새만금호의 ‘염분 성층화’는 봄부터 가을까지(4~11월)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2017년(5,8,11월)~2018년(1월) 조사 결과를 봐도 수심 3~5m 사이에서 용존산소량이 크게 감소하는 염분 성층화가 2018년 1월만 제외하고는 매번 일어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리고 조사단은 2019년 4월에도 염분 성층화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날이 추워 표층수가 차가와지면 밀도가 높아져 밑으로 가라앉아 심층까지 용존산소량이 5㎎/ℓ 이상이 돼 생물이 살 수 있게 된다. 조사단의 2018년 12월 조사 결과에서도 그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2018년과 달리 유난히 따뜻했던 2019년 12월에는 봄부터 발생한 염분 성층화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단, 다른 계절(3m)보다 수심이 더 깊은 곳(6m)에서부터 성층화가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염분 성층화가 겨울에도 지속된다면 바닥부터 썩는 기간도 길어지게 되므로 새만금호의 수질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변화로 인해 겨울이 점점 짧아지고 있는 것은 이미 기상관측을 통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니, 염분 성층화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다면 새만금의 수질은 갈수록 악화될 것이 뻔하다는 것이 조사단의 판단이다.

최근 4년간 새만금호 인근 군산과 부안 지역의 겨울철 월 평균 기온을 확인한 결과 매년 따뜻해지는 경향이 실제로 있었고 특히 지난겨울(2019년 12월 ~ 2020년 2월)은 영상 3~4℃의 분포로 영하로 떨어지거나 0℃에 가까웠던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올랐다.

염분 성층화와 생물이 살 수 없는 Dead Zone 형성 메커니즘 <자료제공=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끊이지 않는 대량 폐사

그동안 새만금호의 어패류 폐사 현상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많았지만, 조사단은 현지의 어민들을 인터뷰하고 어민들이 쳐놓은 그물 속을 관찰하면서 대량 폐사가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6월 만난 한 어민은 “10일 전에 그물을 쳐뒀는데 전어가 많이 잡히긴 했지만 모두 죽어 있었다”면서 “원래 물고기가 잡히면 며칠 동안 그물을 걷지 않아도 살아 있어야 하는데 새만금호에서는 바로 죽어버리고, 썩기도 빨리 썩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어민이 6m 수심에 쳐놓은 그물을 당겨 올려 살펴보니, 전어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썩기 시작한 것처럼 이미 형체를 알 수 없이 흐트러져 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새만금 방조제 밖에 살던 물고기들이 잠깐씩 수문이 열려 해수가 유입될 때 방조제 안쪽으로 들어오게 되나, 얼마 지나지 않아 물속의 산소가 부족해 죽기 때문에 어민들이 쳐놓은 그물 속에 죽은 물고기들만 가득하게 되는 것이다.

환경부는 오는 9월까지 새만금 수질개선 사업을 평가한 뒤 해수유통 또는 담수화 등 앞으로의 관리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지난 20년간(2001~2010년 1단계, 2011~2020년 2단계) 진행 중인 수질개선 사업에는 총 4조 3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수질은 5~6등급 수준에 머물러 수질개선 사업은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송하진 전라북도지사는 더 많은 국가 예산을 확보해 새만금호 담수화와 수질 개선을 계속해야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그렇게 되면 한계가 분명한 사업에 또 다시 돈과 시간만 허비하게 될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조사단은 “염분 성층화로 인한 대량 폐사와 바닥층 부패 문제를 해결해야 새만금호의 수질을 개선할 수 있을 텐데, 염분 성층화를 완벽히 막아 새만금호를 맑은 담수호로 만드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새만금호는 평균 수위를 방조제 밖 바다에 비해 1.6m 낮게 관리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바다 쪽의 수압이 항상 높은 상태여서 30㎞가 넘는 제방 아래로 해수가 계속 흘러들어오고 있고, 이를 완벽하게 막아낼 방법이 없다.

염분을 제어할 수 없다면 담수화는 불가능한 일이니, 생태적 순환을 무시한 대규모 간척 사업의 공학적 문제점이 드러난 셈이다.

그동안 정부의 새만금 수질 개선 사업은 유입되는 유기물 관리에 초점을 맞춰왔다.

유입된 유기물이 오염원으로 수질 문제에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새만금호 내부에 염분 성층화로 산소 없는 죽음의 층이 생겨 오염물을 분해해 물을 정화시켜줄 미생물과 저서생물마저 다 폐사해 버린다는 사실이다.

2016~2020년 새만금호 수질 조사 결과, 약 3m 아래로는 용존산소량이 5㎎/ℓ 이하로 떨어져 생물이 살 수 없는 층이 생긴다는 것을 확인했다. <자료제공=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내부 준설로 수질 더 나빠져

염분에 의해 무거워진 저층의 물은 표층수와 섞이지 않는다. 저층수는 호기성 미생물에 의해 산소가 고갈되고, 산소가 부족한 빈산소 상태가 된다.

이로 인해 대형 저서생물이 먼저 폐사하고, 그나마 남아있던 호기성 미생물이 산소를 모두 소모하게 되면 미생물까지도 살 수 없는 무산소 영역이 만들어진다.

폐사된 생물 사체는 해수가 유입되면서 함께 들어온 미생물의 먹이가 되고, 그 과정에서 산소가 고갈돼 빈산소 층이 만들어지면서 새만금호 수질 문제는 악순환이 되고 있다.

새만금 매립 현장에서는 매립토가 부족해 새만금 방조제 안쪽 바닥을 깊이 파서 매립토로 쓰고 있다. 이로 인해 수심이 깊어져 성층화가 일어나는 영역이 넓어지면서 수질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새만금 방조제 안쪽 준설 작업은 수심을 3m보다 더 깊이 파내게 돼 있다. 수심이 깊어지면 성층화가 나타날 때 깊은 물속엔 산소가 없어져 생명체가 죽게 된다.

조사단은 “염분에 의한 성층화와 저층수 수질에 대한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내부 준설을 지속한다면 성층화의 면적만 더 넓어지고 수질은 더욱 악화되는 결과를 불러오게 될 것임에 분명하다”며 “정부의 수질 개선 목표 달성은 더 요원해질 뿐이다. 성층화 및 저층수 수질에 대한 관리 방안부터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많은 나라들이 연안을 막지 않는 것은 공학적으로 염분에 의한 성층화를 막을 길이 없고,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도 실행하기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원 기자 press@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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