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이사회 통해 인도네시아 자와 9‧10호기 석탄화력 논의

[환경일보] 26일 예정된 한국전력 이사회 개회를 앞두고 전 세계 곳곳에서 한전의 석탄화력발전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호주, 동남아시아 등의 환경단체들은 “한국전력은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석탄화력발전 사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25일 오전 인도네시아 현지 한국대사관 앞에서도 한전의 자와 9‧10호기 사업투자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이날 자와 9‧10호기의 건설예정지인 인도네시아 반텐(Banten) 주의 주민들과 트렌드아시아(Trend Asia), 왈히(Walhi), 그린피스 등 현지 환경단체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그린뉴딜 정책을 추진하고자 한다면 한전의 자와 9‧10호기 사업을 철회해야 한다”며 사업중지 요청 서한과 관련 보고서를 한국대사관에 전달했다.

인도네시아 환경단체들이 현지 한국대사관 앞에서 석탄투자 중단 요구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Trend Asia>

이들은 “자와 9‧10호기 사업은 재무적으로도, 환경적으로도 많은 위험을 지니고 있는 사업”이라며 “한전뿐만 아니라 공동사업자로 참여하고 있는 인니전력공사(PLN)과 인도네시아 정부에게도 부담이며 인도네시아 정부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석탄발전소의 온실가스 배출과 대기오염 문제는 현지 주민들의 생명을 앗아갈 것”이라며 “인권의 측면에서 한국정부는 석탄투자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6일 오전엔 한전과 일본 스미토모 은행 등 아시아 지역에 해외석탄사업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들을 규탄하는 온라인 집회가 열렸다.

화상회의로 진행된 이 집회에 참여한 필리핀, 인도, 일본,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 6개국의 50여명의 환경단체 활동가들은 “한전의 석탄발전소가 아시아 지역 주민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26일 오전 개최된 한전 석탄화력투자 반대 온라인 집회 <자료제공= APMDD>

한전의 석탄화력발전소가 현재 가동 중인 필리핀 세부 지역에 거주 중인 테오디 나베아(Teody Navea) 활동가는 “발전소의 대기오염으로 인해 필리핀 주민들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며 “한전이 바로 석탄발전을 중단하고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집회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에너지 전환을 요구하는 아시아 지역 시민단체의 연합체인 아시아 에너지 네트워크가 개최했다.

같은 날 오후 호주 멜버른에서도 환경단체 마켓포시즈(Market Forces)가 한전의 인도네시아 및 베트남 석탄화력발전 투자 중단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2019년 초대형 산불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호주는 기후변화에 따른 위협을 직접적으로 받는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26일 오후 호주 멜버른에서 마켓포시즈(Market Forces) 회원들이 한전의 석탄투자 중단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마켓포시즈>

한전이 수익성 논란에도 해외 석탄화력발전사업 투자를 계속한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석탄화력발전 사업이 예정된 지역의 주민들과 세계 곳곳의 환경단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에는 9개 국제환경단체들이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지에 한국 정부의 해외석탄사업 투자 중단을 요구하는 전면광고를 실었고, 25일에는 그린피스, 트렌드아시아(Trend Asia) 등 환경단체들이 국내 신문에 한국전력의 석탄화력발전 투자를 규탄하는 광고를 싣기도 했다.

한국전력은 현재 인도네시아 반텐주에 2000㎿ 규모의 자와 9‧10호기 석탄화력발전사업에 지분투자 형태로 600억원, 주주대여금에 대한 채무보증 형태로 25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그러나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진행한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두 차례에 걸쳐 ‘적자사업’으로 평가되면서 논란이 되었다. 26일 열리는 한전 이사회에서 자와 9‧10호기 사업의 승인 여부가 안건으로 상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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