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지진전문가와 함께 해남지진 원인과 특성 진단

기상청은 해남 지역의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24시간 365일 지진 감시·통보체계를 가동할 계획이다.

[환경일보] 기상청(청장 김종석)은 6월1일(월) 지진전문가 회의를 개최해 최근 전남 해남지역에서 작은 규모의 지진이 연속 발생하는 원인과 전망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전문가 회의에는 강태섭 교수(부경대), 김광희 교수(부산대), 김성룡 교수(충남대), 이준기 교수(서울대), 조창수 박사(한국지질자원연구원)가 참석했다.

그동안 기상청과 학계에서는 진앙 주변에 임시지진관측망을 설치하여 작은 규모의 지진까지 정밀 관측했으며, 이를 포함한 지진의 정밀 재분석 결과를 공유했다.

해남지역 지진은 4월 26일 이후 총 75회 발생했으며(5월31일 기준), 5월9일 이후 잦아들고 있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초기분석을 통해 직경 1.2㎞ 내에 분포했던 진앙 위치가 정밀분석결과 약 500m의 작은 범위에 집중 분포하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깊이 20㎞ 부근에서 동남동-서북서 방향으로 지진 발생이 분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규모 2.0 이상의 지진에 대한 단층운동 분석결과, 동남동-서북서 또는 북북동-남남서 방향의 주향이동 단층운동으로 분석되어, 한반도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지진의 특성을 보였다.

기상청 상시관측 자료 분석결과 공식적으로 발표한 75회의 연속지진 발생횟수와는 별개로, 연구자에 따라 미세한 에너지를 분석해 검출한 매우 작은 지진은 수백 회까지 나타날 수 있으나, 이는 방출된 전체 에너지의 3% 이내로 작아서 지진의 위험도를 평가하는 데는 큰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

이번 회의에서 전문가들은 해남지진의 발생원인에 대해 특정 짓지 않았으나, 한반도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지진 현상임에 의견을 모았다.

이번 연속으로 발생한 지진은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지진 발생 깊이 5~15㎞ 전후에 비해 다소 깊은 20㎞ 부근 지점에서 발생한 것에 대해 심층 논의한 결과, 주변 지역의 ▷지각 두께 변화 ▷주변과 다른 온도조건 ▷구성물질 등의 요인에 따라서는 통상적인 지진 발생 체계로, 이번 해남지진처럼 발생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종합적으로, 전문가들은 해남지역 발생 지진에 대한 현재까지의 관측 및 분석결과로 볼 때, 대규모 지진의 전조로 보기에 성급한 판단이라는 공통된 의견을 피력했다.

이는 지진 발생 위치가 좁은 범위에 분포하여 단층의 크기 자체가 크지 않고, 2013년 보령해역, 2019년 백령도 주변에서 이번 지진과 유사한 연속 발생지진 사례가 있었지만, 해당 지역에서 대규모 지진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사실도 판단의 근거가 됐다.

또한, 이번 사례와 같이 지하 20㎞ 깊이에서 지진이 발생할 경우 지표면까지 전달되는 에너지는 급격히 감쇠하는 경향이 있어, 국민이 우려하는 수준의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번 해남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의 명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서는 하부단층구조 파악 연구와 함께, 단기간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지진 체계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경주·포항 등에서 발생한 지진과 과거 한반도 역사지진 발생 사례를 고려할 때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국내 어느 지역이든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신속한 지진정보 제공을 위해 지진관측망 강화 및 지진조기경보를 활용해 지진재해 경감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해남지역 주민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해당 지역의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24시간 365일 지진 감시·통보체계 가동에 만전을 다할 것”이라며, “이와 동시에 보다 명확한 발생원인 규명을 위해 중·장기 연구개발(R&D) 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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