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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의달 기획특집] 생명의 근원 ‘물’ 그린인프라로 바꾸자

기사승인 2020.06.03  18: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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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위기 극복 대안···‘사람 중심의 그린뉴딜’ 제시
인공적인 환경에서 순환 자연형으로의 리모델링 필요

세미나에서 최동진 대표는 한국판 뉴딜은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시민들과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최용구 기자>

[환경일보] 최용구 기자 = 코로나-19는 우리네 삶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침체로 인한 저성장 기조에 경제위기를 떠올렸고, 고용불안과도 연결됐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은 비단 혹독한 바이러스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쓰는 깨끗한 사회로의 전환이 오히려 위기가 될 때도 있다. 화석연료에서 벗어나지 못한 영역들이 그렇다. 이 점까지 고려한 성장의 개념 ‘그린뉴딜’이 주목을 받는 배경이다.

지난 5월20일 환경운동연합 등 5개 기관 공동 주최로 열린 ‘한국판 뉴딜과 물 분야의 그린뉴딜’ 세미나에 모인 전문가들은 그린뉴딜이 나아갈 방향으로 인프라 전환을 제시했다.

한국판 뉴딜의 핵심은 ‘사람

“물에서의 그린뉴딜은 녹색성장에 대한 비판에서 시작한다” 기조발제를 맡은 최동진 국토환경연구원 대표는 10년 전 녹색성장책에 주목했다. 막대한 공적재원을 동원해 댐과 보를 만들었던 4대강 사업에서부터 짚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최동진 대표 <사진=최용구 기자>

그는 겉으로는 녹색성장이라는 타이틀을 내걸었지만, 하천의 정비와 개발을 명목으로 자연을 크게 훼손시켰던 당시를 비판했다.

이어 지금의 위기상황에 떠오른 그린뉴딜이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한 핵심을 정의했다. 온실가스 감축, 에너지 전환, 녹색 일자리 창출 등이 그것이다.

또 사업이 시행되면, 그 적정성 여부를 평가할 기준과 지표를 마련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사람과 자연’에 대한 투자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단지 물이 부족해 치수에만 급급하던 과거에서 탈피해, 과잉에 따른 비효율을 걱정해야 할 단계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단시간에 막대한 비용을 들이는 정비가 아니라, 비용이 적고 시간이 걸려도 지속적으로 많은 이들이 관리하는 모습을 이상적인 예로 들었다.

아울러 최 대표는 “한국판 뉴딜은 사람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사업의 시작부터 시민들과 같이 고민하고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위기극복의 진정한 대안이 되기 위한 그린뉴딜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사람’이라고 이정표를 제시했다.

최동진 국토환경연구원 대표는 “겉으로는 녹색성장이라는 타이틀을 내걸었지만, 하천의 정비와 개발을 명목으로 자연을 크게 훼손시켰다”고 비판했다. <완전개방 된 금강 세종보, 사진제공=환경부>

도심 물순환, 그린인프라 핵심

91.8%. 2017년 기준 국내 도시화율이다.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오는 2050년에는 세계인구 70%가 도시에 거주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사람이 많아지니 에너지와 음용으로의 물 소비도 당연히 늘어난다. 도시 내 물순환시스템을 그린인프라의 핵심으로 꼽는데 힘이 실릴 수 있는 이유다.

환경정의연구소 현경학 그린인프라위원회 위원장은 이 점에 착안, ‘도시 그린리모델링’을 제안했다. 그는 “도시에는 에너지원들이 많다”며 “인공적인 환경에서 순환과 자연형으로의 리모델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경학 위원장 <사진=최용구 기자>

신도시를 우수관이 없는 물길 도시로 조성해 홍수와 폭염에 대비하도록 하는 방법도 그린인프라가 될 수 있다. 기존 도시들 또한 물순환을 위해 이 같은 변화를 모색할 수 있다. 물순환 선도를 위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다. 재개발 과정에서는 ‘빗물순환 의무화’를 적용하는 방법도 있다.

현 위원장은 현재 불투수면적이 20% 이상인 전국 80개 지자체에 대한 그린인프라 사업을 제안했다. 이들 지자체 80곳, 총 면적 1726.84㎢ 규모의 불투수 구역 사업을 위한 필요 예산은 약 86조342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앞서 1차 물순환 선도 도시들의 사례를 분석해 산출된 1㎢ 당 500억원의 예산을 적용한 결과다.

그린인프라 조성 후 관리는 시민센터 등과 같은 지역 조직에서 맡는 ‘주민 주도적’ 관리체계 기반의 자연형 도시시스템을 구상했다.

이 같은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문제만큼이나 기존에 있던 것들에 대한 꾸준한 관리도 물의 그린인프라로서의 가치 유지를 위한 필수 요소다. 노후된 수도시설 관리가 그것이다. 지난해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가 보여주듯 상수관의 노후화는 수질사고 발생으로 이어진다.

2030년 상수관 78% 노후화

‘수돗물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통해 정부는 오는 2024년까지 전국의 노후 상수관로 3000㎞ 에 대한 교체 계획을 세우고 추진 중이다. 

총 1만5000㎞ 에 이르는 전체 노후구간의 약 20%다. 다만 사업 예산의 지속 여부가 관건이다. 코로나19 여파가 사회 곳곳에 드러나면서 이마저도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최승일 교수 <사진=최용구 기자>

고려대학교 최승일 명예교수는 “설립한 추진 계획에 따라 지속적으로 사업을 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의 해석에 따르면 오는 2030년에는 30년 이상 된 노후관로 비율은 전체의 78%까지 증가한다. 그 시기 정수장의 노후화는 무려 87%로 90%에 가까워진다. 대부분 정수장들이 30년 이상 경과되는 셈이다.

30년 이상 된 관로 비율은 경북 울릉이 51%로 가장 많았고, 30년 이상 된 관로 연장 길이는 서울이 2830㎞로 가장 길었다. <사진제공=한국수자원공사>

환경부에 따르면 2018년 말 현재 수도관 총연장은 21만 7150㎞이며, 전년 대비 8116㎞ 증가했다. 이 중 지방상수도 총연장은 21만 1771㎞(97.5%), 광역상수도 총연장은 5379㎞(2.5%)다.

설치 후 30년 이상 경과된 관로는 2만 7552㎞로 전체 관로의 12.7%를 차지했다. 30년 이상 된 관로 비율은 경북 울릉이 51%로 가장 많았고, 30년 이상 된 관로 연장 길이는 서울이 2830㎞로 가장 길었다.

환경부는 전국의 노후 상수관로의 실태를 면밀히 조사해 그 결과에 따라 노후관 교체·개량이 시급한 지역의 상수관망 정비사업이 조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오래된 관망의 정비가 가져오는 효과는 뚜렷하다. 물이 새는 비율을 낮추고, 그만큼 낭비를 막아 하수처리장으로 들어가는 물량도 줄여준다. 서울시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관망 개선이 없던 과거 1987년 유수율은 59%에 달했다. 10톤의 물을 공급하면 4톤은 외부로 샜다는 얘기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노후관 정비를 통해 지난 2017년의 유수율은 96%로 개선됐다.

최 교수는 환경부의 일관된 수돗물 안전관리 종합대책 추진을 강조했다. 당초 계획대로 라면 내년에 7764억원, 오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는 1조746억원을 투입해야 목표인 3000㎞의 노후관을 개량할 수 있다.

아울러 ▷관망의 청소 ▷밸브정비 ▷점검구 구축 및 관리 등 정기적인 관로 유지관리를 위한 사업의 필요성도 주문했다. 사업 성격이 대부분 관 교체와 시설 개선 등인 점을 감안, 그에 따른 고용 유발 효과도 내다봤다.

2002년 369곳이던 상수원보호구역은 2018년에는 296곳으로 20% 가까이 줄었다.

생태계서비스 지불제도 필요

신재은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장은 물에서의 그린뉴딜을 상수원보호구역 관리에서 찾았다. 그리고 이를 시민참여형으로 유도하기 위한 사회안전망으로 ‘생태계서비스지불제도’를 제안했다.

신재은 국장 <사진=최용구 기자>

상수원보호구역 내 주민을 서비스의 공급자로서 인식, 수혜자가 일정한 대가를 지불토록 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서비스 참여를 하도록 한다는 개념이다. 이들이 공급하는 생태계 서비스는 원수 수질 개선을 위한 기여도와 연결된다.

기후변화가 심화시키는 가뭄과 홍수 피해는 효율적인 물 관리 체계의 필요성을 키운다. 지역 분산형의 물 관리도 그 대안 중 하나다.

문제는 지방상수원이 폐쇄되는 흐름에 있다는 것이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2년 369곳이던 상수원보호구역은 2018년에는 296곳으로 20% 가까이 줄었다. 이러한 상황은 상수원구역에까지 미친 개발수요와 무관치 않다.

일례로 광주, 여주, 이천은 산업단지 조성을 이유로 상수원보호구역에 대한 규제완화의 요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상수원의 다양성과 안전에 대한 위협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 이유다.

신 국장은 “지역주민들에게 양질의 생태계서비스를 공급하는 동시에 사회안전망을 보장받으면서, 공급자와 상호호혜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며 “안전하고 다양한 상수원 확보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수계기금에 대한 정비도 그린뉴딜로 다가가기 위한 개선점으로 꼽았다. 상수원 수질개선 및 주민지원 명목의 기금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소득증대, 복지증진, 오염물질정화 등 기금 내 세분화 된 주민지원사업에 대해 “이를 코로나재난지원금 형태로 통합해 지급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상태양광, 미래 에너지원 부각

물을 통한 그린인프라는 또 있다. 재생에너지인 태양과 해양기술을 접목한 개념인 ‘수상태양광 발전’이다.

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오는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0~35%로 잡는 등 향후 신 기후체재의 온실가스 감축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미래 에너지원으로 가치가 있다는 판단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수상태양광 분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2009년 주암댐 시범 적용을 시작으로, 2012년에는 세계최초로 상용화 모델을 만들었다.

현재는 충주댐 등 3개 댐에 총 5.5㎿ 규모로 운영 중이다. 합천댐 등 5개 댐에는 122.4㎿ 의 대규모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수질 및 수생태계 등에 미치는 환경적인 위해성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주인호 부장 <사진=최용구 기자>

한국수자원공사 물에너지처 수상태양광사업부 주인호 부장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과 협업해 그동안 진행된 4차례의 안전성 검증에서 수질과 퇴적물, 생태계에 대한 별다른 영향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보령댐 수상태양광 발전시설 <사진제공=한국수자원공사>

그는 무엇보다 태양광발전을 위해 임야를 훼손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토의 63% 가량이 임야인 국내의 상황을 고려하면 가치가 크다는 것이다.

수상태양광 사업에 있어 SPC(특수목적법인)를 설립, 지역 주민들이 투자해 이자수익을 확보함으로써 참여를 늘려가는 진행 방식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하는 역할도 한다.

우리는 빠르게 대처했지만 세계는 아직 코로나19 팬데믹(세계 대유행) 상태다. 저성장에 따른 집중적 재원 투입의 필요성과 같이 부각된 그린뉴딜, 특히 인프라는 생태계의 핵심이다. 모범 방역국가로 떠오른 만큼 이 시기를 잘 활용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이날 참석한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최용구 기자 cyg34@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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