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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 연기로 갈 곳 잃은 친환경농산물

기사승인 2020.04.02  17: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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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학기 학교급식 시작도 못한 채 한달 넘게 중단, 초유의 사태
판로 잃은 계절성 계약재배 농산물, 친환경농산물 폐기 속출

친환경무상급식의 확대로 학교급식용 농산물 중 친환경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상황이다.

[환경일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국내 유치원, 초‧중·고교의 신학기 개학이 두 차례 연기(1차: 3.23. 2차: 4.6.)됨에 따라 2020년도 1학기 학교급식은 시작도 못한 채 한 달여간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학교와 학기 또는 1년 단위의 계약을 통해 영업을 하고 있는 학교급식 관련 산업체들은 약 1개월의 급식 중단으로 판로를 찾지 못하는 등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

특히 계절성이 높은 계약재배 농산물이거나 학교급식용으로만 판매되는 친환경농산물인 경우 1년 농업의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실제 딸기, 엽채류 등 저장기간이 짧은 품목을 생산하는 농가 중 일부는 해당 농산물을 폐기하거나 생산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으며, 매출 감소로 인해 학교급식용 전담출하조직의 운영도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회입법조사처가 ‘코로나 19’에 따른 학교급식 관련 산업 피해대책 현황과 과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학교급식 관련 산업의 연쇄적인 피해를 최소화하고 경영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장단기 과제를 제시했다.

학교 급식 관련 산업 현황(2018년) <자료제공=국회입법조사처>

연간 학교급식 매출 6조원

학교급식은 1일 총 2만809개교, 약 613만여명을 대상으로 식사를 제공하며, 비영리 목적의 집단급식소로 운영된다.

한 달여의 개학 연기로 판로 중단 등 피해가 예상되는 급식산업 분야는 집단급식소 식품판매업, 위탁급식업, 급식 식재료를 생산하는 식품제조‧가공업체와 생산 농가(농업회사법인), 그리고 각 지역의 친환경농산물 유통센터와 학교급식지원센터 등이다.

학교급식의 의무화로 인해 학교에 식재료를 공급‧유통하는 급식산업체들의 매출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친환경농산물의 공급량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학교급식이 전체 급식산업 매출액(연 15조원)의 약 40.6%(연 6조 966억원)를 차지하고 있으며, 친환경무상급식의 확대로 학교급식용 농산물 중 친환경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율도 높은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조사한 ‘친환경농산물 유통 실태 및 학교급식 현황 조사’에 따르면 2018년 학교급식에서 사용한 친환경농산물량은 7만9339톤으로 전체 학교급식에 공급된 농산물량(13만7558톤) 대비 57.7%에 해당할 정도로 학교급식은 친환경농산물의 최대소비처다.

이에 학교급식 납품용 농산물의 57.7%를 생산하는 친환경농업계에서는 판로를 잃은 학교급식용 친환경농산물의 판로 확대와 피해 농가 지원을 위한 추경예산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또한 향후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학교급식용 농산물을 생산·유통하는 산업 전체로 피해가 확대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 단기적 지원에만 치중

개학이 연기된 3월 한달간 발표된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업분야 피해 대책을 살펴보면 기획재정부의 추경안과 별도로 자체 기금 예산을 추가 확보해 융자지원사업 규모를 확대한 정도이다.

1차 대책(2020.3.5.)12)과 2차 대책(2020.3.17.))은 농산물 가격안정기금(약 483억원)과 재해대책경영자금(600억원)을 추가 확보해 식품‧외식업체, 농식품 수출기업, 그리고 ‘코로나19’ 확진 또는 감염 의심으로 격리되어 영농활동이 어렵거나 농작업에 소요되는 보조인력 구인난 등으로 생산·수확을 하지 못한 농가 등에 융자를 지원하고 관련 금리를 인하하는 내용이다.

3차 대책(2020.3.23.)은 학교급식 연기로 피해가 발생한 친환경농산물 생산농가를 지원하는 대책으로, 판로 및 소비 확대를 위한 지원사업이 주요내용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개학이 재연기돼 중단된 약 2주간의 소요예상물량(피해 가능성이 큰 친환경농산물 51개 품목 406톤)을 대상으로 20%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 업체에게 차액을 지원하고, 코로나 19 감염 확진으로 자가격리 중인 1만명에게 친환경농산물 꾸러미(1인당 3㎏, 총 30톤)를 무상 공급할 계획이다.

그 외 소비지 대형마트·생협 등 대형매장(10개소)의 판촉 및 홍보 활동비를 지원하고 친환경농산물 직거래자금의 대출 금리를 인하한다는 내용과 올해 처음 실시하는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 시범사업’의 실시지역 및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와 지방자치단체는 학교급식용 친환경농산물의 대체 판로를 확대하기 위하여 공동구매, 꾸러미 판매 활성화를 직·간접으로 지원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학교급식 관련 산업 피해 지원대책 <자료제공=국회입법조사처>

코로나19 추경, 농업분야는 제외

‘코로나 19’ 확산 대응조치로 인한 농업계의 파급 영향을 최소화하고 경영안정을 위해 농림축산식품부가 마련한 여러 대책들은 학교급식 연기로 판로를 잃은 친환경농가에 대한 단기적 지원에 치중 하고 있다.

기존 재해, 재난 시 수립했던 대책만을 발표하고 있어 저장성이 낮고 계절성이 높은 산업적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다른 산업계의 코로나 19 대응 대책에 비해 소극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코로나 19 파급영향 최소화와 조기극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이하 ‘추경예산’)(기획재정부, 2020.3.4.)’이 지난 3월17일 국회 본회의(제376회 제11차 본회의)에서 통과됐으나 이에 농업분야 예산이 포함되지 않아 농업계의 불만이 높은 상황이다.

학교급식용 친환경농산물의 판로 개척 및 소비 확대 대책도 2주분 물량 소비 등 단기대책에 그쳐, 코로나19 대응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또는 임시 휴교라는 위기 대응 상황이 다시 도래할 경우의 대책은 미비한 상황이다.

학교급식 피해, 추경에 반영해야

학교급식은 1일 총 2만809개교, 약 613만여명을 대상으로 식사를 제공하며, 비영리 목적의 집단급식소로 운영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코로나19 대응 대책은 주로 기금운용 규모를 확대해 융자 지원하거나 금리를 인하하는 사업들이 대부분이어서 피해극복을 위한 근본대책으로 부족하다는 농업계의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외 학교급식 중단으로 인한 정부의 급식산업계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책은 별도로 마련되지 않고 있다.

최근 국회는 친환경농산물을 우선구매 요청할 수 있는 기관으로 학교, 군대 등을 추가하는 내용으로 ‘친환경농어업 육성 및 유기식품 등의 관리‧지원에 관한 법률’을 개정했다.

그동안 미래세대의 건강을 책임지는 학교급식에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등이 친환경농수산물을 우선 구매하도록 요청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규정이 미비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로써 5월부터는 학교급식에서 친환경농산물의 우선구매제도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코로나 19 대응으로 인해 발생한 학교급식 관련 산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경영안정을 위한 근본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부대책으로 4가지 과제를 제안했다.

먼저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월11일 개정된 친환경농어업 육성 및 유기식품 등의 관리‧지원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학교급식 및 공공기관 급식용 친환경농산물의 피해 범위와 규모를 산정해 추경예산에 반영해야 한다.

둘째, 유례없는 감염병으로 인한 재난이 발생한 상황이므로 농림축산식품부는 장단기 피해 규모를 산정하고 이에 근거해 농업계 내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한 장단기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농산물의 낮은 저장성, 발생시기가 한 해 농사의 시작시기인 점 등 다른 제조업과는 다른 농업의 특수한 산업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학교급식 중단이 장기화되거나 학기 중 중단이 빈발할 경우 학교급식용 일반 농산물을 생산·유통하는 산업 전체로 피해가 확산될 수 있으므로 산업계의 요구를 검토해 피해 최소화를 위한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복지, 재난구호 등에 활용해야

셋째, 재난 대응으로 판로를 잃은 농산물 중 수요처가 특정되거나 대체 판로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경우 공공급식용, 복지사업용, 재난구호물품용으로 우선 제공될 수 있도록 타 부처 사업들과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자가격리자 친환경농산물 꾸러미사업과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꾸러미사업 등은 학교급식용 친환경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재난 발생 시 농업계의 적극적인 대응사례로 지속할 필요가 있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 자체 사업뿐만 아니라 재난 대응 시 보건복지부의 취약계층 식품공급사업, 임산부 영유아 영양플러스사업, 푸드뱅크, 식품기부사업 등 타 부처의 사업들과 적극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넷째, 재난 대응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또는 개학 후 임시 휴교 등 급식이 중단된 상황이 도래할 경우 필요한 위기대응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한달여의 개학 연기로 피해가 예상되는 급식산업체는 모두 학교급식이라는 공공 목적 수행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인 바 이번 추경예산에 포함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사업 대상에 우선 포함될 수 있도록 검토해야 한다.

또한 학교급식 관련 산업계에서도 학교와 협의하여 감염병으로 인한 휴교 시의 대응시스템을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농산물의 낮은 저장성, 발생시기가 한 해 농사의 시작시기인 점 등 다른 제조업과는 다른 농업의 특수한 산업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소비시스템 상시 점검 체계 필요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해 현재의 비상대응 상황이 종식되는 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농림축산식품부와 교육부, 지방자치단체는 장기화할 경우 또는 임시 휴교 등 공공급식이 중단된 상황이 도래할 경우에 대비해 급식용 농축수산물의 생산, 유통, 소비시스템을 상시적으로 점검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재난 대응으로 인해 국민들에게 건강하고 안전한 식품을 제공하는 식량안보라는 농업의 역할과 미래세대 건강을 책임지는 공공 급식 기능이 유지될 수 있도록 대응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질병, 재난 등이 발생해 급식이 중단될 때마다 농가와 급식산업계가 피해를 받고 있으므로 학교급식 관련 농업과 급식산업이 연쇄적인 피해를 입지 않도록 이에 따른 피해를 보전하고 그 확산을 방지하는 입법․정책적 지원방안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정은 기자 press@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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