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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硏 방사성 물질 방출, 설계와 다른 운영 때문

기사승인 2020.03.20  17:4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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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안위 “과기부 승인 받은 설계와 다르게 설치‧운영” 결론
시민단체 “방사능 안전관리 능력 부재, 원자력硏 해체해야”

[환경일보] 원자력안전위원회(위원장 엄재식, 이하 원안위)는 3월20일 한국원자력연구원 방사성물질 방출사건 조사결과를 공개하고, 원자력연구원이 설계와 다르게 설치·운영하면서 30년 동안 방사성 물질을 배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원안위는 지난 1월22일 한국원자력연구원 내 자연증발 시설에서 세슘-137, 세슘-134, 코발트-60 등 인공방사성 핵종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방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정문 앞에 위치한 하천 토양에서 지난 3년간 측정한 평균 방사능 농도의 59배에 해당하는 25.5㏃/㎏의 세슘이 검출된 것이다.

또한 시설 주변의 하천 토양에서는 세슘137 핵종의 방사능 농도가 최고138㏃/㎏을 기록했다.

원자력연구원은 원인 분석을 위해 내부 정밀조사를 진행했다. <사진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30년 동안 방폐물 지속 방출

20일 원안위는 “자연증발시설에서 방사성물질이 방출된 근본원인은 시설의 배수시설이 과기정통부로부터 승인받은 설계와 다르게 설치·운영 돼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자연증발시설은 극저준위 액체 방사성폐기물(185㏃/ℓ 이하)을 지하저장조(86만ℓ)에 이송 받아 이를 끌어올려 3층의 공급탱크에서 2층에 길게 늘어뜨린 증발천에 흘려보내 태양광에 의해 자연증발 시키고 남은 방폐물을 다시 지하저장조로 보내는 폐순환 구조로 설계해 승인 받았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는 인허가 받은 설계에는 없는, 지하에 외부배관으로 연결된 바닥배수탱크(600ℓ)가 설치됐으며 1층의 일부 배수구가 바닥배수탱크로 연결된 상태로 건설 및 사용(1990년 8월)돼 매년 4월 ~ 11월경 운영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간 운전자들은 지하저장조(86만ℓ) 외에 바닥배수탱크(600ℓ)가 별도로 설치된 상황을 몰랐고, 1층의 모든 배수구는 지하저장조와 연결돼 폐순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CCTV 영상과 재현실험 등을 통해 방출량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9월26일 필터 교체 후 밸브를 과도하게 개방한 상태에서 미숙한 운전으로 2층 집수로에서 넘침이 발생하는 과정에서 약 510ℓ의 액체 방폐물이 외부로 누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매년 11월경 시설 가동 후 동절기 동파방지를 위해 운영을 중단하고 모든 액체 방폐물을 지하저장조로 회수하는 과정에서 필터하단 배수구로 일부 방폐물(연간 470~480ℓ)이 바닥배수탱크로 유입돼 외부로 누출된 것이 확인됐다.

원안위가 매년 정기적으로 KAERI와 KINS가 각각 독립적으로 측정한 방사선환경조사 기록을 검토한 결과 그간 매년 11월경 방사성물질이 방출되었음에도 하천수에는 모두 최소검출농도 미만으로 확인됐고 KAERI 정문 앞 하천토양 방사능 농도는 2019년 4분기에 확인된 25.5㏃/㎏이라는 특이값 외에는 특이사항을 보이지 않았으므로 외부로 미친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판단했다.

‘원자력硏, 안전의식 결여’ 결론

KINS 조사팀은 그동안 분기별 KAERI 주변 방사선환경조사에서 특이사항이 없었던 이유가 세슘-137 등이 토양 등에 잘 흡착되는 특성에 따라, 자연증발시설에서 방출된 후 KAERI 부지내 우수관, 10개의 맨홀 등을 거쳐 정문 앞 덕진천까지 약 1.5㎞를 흐르는 동안 KAERI 부지 내 토양에 흡착돼 덕진천 등 하천수 및 하천토양에서 거의 검출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다만 지난해 9월26일 운전 미숙으로 방출(510ℓ) 후 측정된 2019년 4분기 측정에서 특이값을 보인 이유는 2019년 10~11월 사이 강수량(200㎜)이 많아 일부 방사성물질이 부지 외부로 흘러나간 것으로 판단했다.

원안위는 이번 사건의 근본원인을 KAERI가 사업자로서 원자력안전에 대한 일차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전사적 관리체계와 설계기반 형상관리 미흡, 수동식 운영체계, 안전의식 결여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한국원자력연구원의 100여 개 원자력 및 방사선이용시설의 인허가 사항 및 시공도면과 현재 시설 상태간 차이가 없는지 전면조사를 실시하고, 연구원내 환경방사선(능) 조사지점 확대와 방폐물 관련 시설의 운영시스템 등을 최신화할 것을 조치했다.

아울러 안전관리 조직의 총괄기능 강화와 외부기관이 주관하는 안전문화 점검을 실시하는 등 한국원자력연구원 시설 안전강화 종합대책의 세부이행 계획을 수립해 차기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또한 원안위는 자연증발시설 등 핵연료주기시설에 대한 정기검사 횟수를 2배로 확대하고,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대한 현장 상시점검을 위한 전담조직 설치와 핵연료주기시설에 대한 원안위의 안전규제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책임자 처벌 없는 반쪽짜리 대책

이에 대해 탈시민행동은 “운영하는 시설에 대한 제대로 된 파악조차 못하고 있던 원자력연구원, 세계 최고의 원자력 기술을 보유했다는 원자력연구원의 무능한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번 사고는 주택가 한가운데서 일어난 사고여서 매우 위험했지만 원안위의 발표에는 전면재조사와 함께 안전을 강화하겠다는 대책만 있을 뿐, 사고 책임자와 그들에 대한 처벌은 없어 반쪽 짜리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탈시민행동은 “우리는 이미 원자력연구원에 대한 믿음을 잃었다. 지난 30년간 방사능 안전관리 능력 부재를 보여준 원자력연구원에 언제까지 세금을 지원해야 하며, 더 기회를 줘야 하는가? 더 큰 사고를 치기 전에 원자력연구원은 해체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정은 기자 press@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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