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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농성 응답 촉구”

기사승인 2019.11.08  11: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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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5년부터 1987년까지 일어난 인권 유린사건…구타, 암매장 등
사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위해 제도 정착 전혀 없어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들은 국회 앞에서 고공농성을 진행해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줄 것을 요구했다. <사진제공=형제복지원피해대책위>

[환경일보] 김봉운 기자 = 2017년 11월7일 시작한 최승우, 한종선 피해생존자의 형제복지워 진상규명 농성이 오늘로 2년이 지났다. 지난 6일 오후 최승우 피해생존자는 “침묵하는 이 사회를 비난하며, 결국 무기한 고공 단식을 선택했다”고 말하며, 국회 앞 에리베이터 탑에 올랐다.

형제복지원 사건이란 부산의 형제복지원에서 1975년부터 1987년까지 일어난 인권 유린사건이다. 불법감금은 물론 강제노역, 구타, 암매장 등 끔찍한 일들이 자행됐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1987년 이곳을 탈출한 사람들에 의해 그 만행이 세상에 알려졌다.

하지만 가해자인 박인근 형제복지원 이사장은 업무상 횡령 혐의만 인정돼 징역 2년6월을 받는 데 그쳤다.

이에 참여연대 외 전국 20개 시민단체는 지난 7일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형제복지원 사건에 관해 “20대 국회는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의 목숨을 건 농성에 당장 응답하라”고 촉구했다.

왜 2년의 국회 앞 농성에 이어 다시 고공단식을 선택해야하는가

형제복지원 특별법이 19대 국회에서 폐기되고, 20대 국회에서 계류되고 있으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위원회법(‘진화위법’) 개정안이 발의되면서 입법 투쟁에 새로운 물꼬가 트였다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2년 전 발의된 진화위법 개정안은 올해 10월22일이 되어서야 겨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갔다. 문재인 정권이 출범 당시 진화위 설립을 2018년 하반기로 약속했던 것이 무색할 뿐이다.

피해자들이 개정안의 법사위 통과를 애끓게 기다리고 있지만, 20대 국회는 일손을 놓은 지 오래다. 내년 총선이 시급한 사안이 된 20대 국회에서 진화위법 개정안이 통과될 지가 미지수다.

2018년 검찰과거사위원회에서 형제복지원 사건을 조사하고 국가책임을 인정하면서, 문무일 검찰총장이 눈물로 사과했고 총장 권한으로 대법원에 비상상고를 신청했다. 부산시도 조례를 제정하며 형제복지원 진상규명을 위해 나서는 것 같았다.

이 과정에서 여러 차례 언론에 오르내리며 형제복지원 사건은 금방 해결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국가기관이 과거에 자행한 과오를 반성한다는 외양을 완성시킬 뿐 아직도 실제 사건의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를 위해 제도로 정착된 것은 없다. 검‧경, 부산시 등 국가기관이 인정한 그들의 과오와 이에 대한 책임의 실체를 밝힐 수 있는 제도의 설립이 절실하다.

피해자들의 투쟁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일인 시위, 삭발 시위, 국토대장정(부산 형제복지원 터부터 청와대까지 486.55km), 그리고 2년째 계속 되는 국회 앞 노숙 농성. 아스팔트 위 추위와 더위 속에서 최승우, 한종선 씨는 법안 통과를 기대하며 여야의원을 찾아 “읍소하고 부탁했다”. 그러나 특별법이 발의되어 기대하니 폐기·계류되고, 촛불 광장으로 새 정권이 출범하여 기대하니 별다른 변화가 없다.

비상상고도 진행상황을 알 길이 없고, 진화위법 개정안 통과도 한 치 앞을 알 수 없다. 기대와 절망이 반복되면서 피해자들의 무력감과 자괴감만 커지고 있다고 시민단체들은 비판하고 있다. 현 정권에서 20대 국회가 진화위법 개정안의 통과를 서둘러야만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이다.

시민사회는 “진화위법 개정안이 법제사위까지 이르렀으나 뚜렷한 기약 없이 또 다시 기다림의 굴레에 놓인 최승우는 고공단식농성에 나선다”며, “우리는 2년간의 거리 노숙농성에 이어 이 선택을 내리기까지 최승우 씨가 겪어야만 했을 기다림과 분노, 고통 앞에서 침통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또, “최승우 피해생존자는 개정안의 법제사위 통과가 확실해질 때까지 농성을 계속하겠다고 말한다”며, “20대 국회는 피해자들의 목숨을 건 투쟁에 응답하고 진화위법 개정안의 조속한 법제사위, 본회의 통과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최승우 피해생존자를 비롯한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의 진상규명 투쟁에 뜻을 힘껏 보태며 끝까지 함께 할 것이다”이라고 강조했다.

김봉운 기자 bongwn@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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