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1조1000억 영주댐··· 혈세 추가 투입해도 무용지물

기사승인 2019.09.11  15:34:34

공유
default_news_ad2

- 4대강사업 일환으로 건설, 녹조와 악취로 담수 포기
평균 갈수량 부족으로 낙동강 상류 수질개선 불가능

[환경일보] 1조1000억원의 세금을 투입해 만든 영주댐이 무용지물로 전락하면서 처리방안을 놓고 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1000억원이 넘는 돈을 다시 투입하는 수질관리 종합대책을 내놨지만 영주댐의 존치 여부를 먼저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영주댐 건설 논의는 1999년부터 시작됐지만 타당성 재조사와 명칭 변경 등의 여러 곡절을 겪은 끝에 2009년 7월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에 영주댐이 포함되면서 같은 해 12월 착공했다.

이명박 대통령 임기 내 완성된 4대강 보와 달리 영주댐은 2016년 7월이 돼서야 시험담수에 들어갔지만 극심한 녹조가 발생하면서 담수가 중단됐다. 그 결과 영주댐의 저수율은 고작 0.3%에 그쳤다.

영주댐 건설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낙동강 중‧하류의 수질개선용수 확보를 통한 수질 개선이었다. 여기에 내성천 본류 연안지역의 홍수재난 방지와 함께 경북 북부지역(영주, 상주)의 안정적인 용수공급이 목적이었다.

2009년 10월 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제출한 ‘영주댐 환경영향평가서’에는 영주댐 운영 시 댐 수질변화 예측 항목에서 “저감 계획 시행 후(2014→2024년) 영주댐 내부 수질은 BOD 0.812㏙→0.809㏙, COD 1.886㏙→1.879㏙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영주댐은 2018년 수문을 완전 개방할 때까지 수질을 논하는 것이 민망할 정도로 녹조와 악취가 끊이지 않았다.

2017년 영주댐 시험 담수 당시의 모습. 녹조로 가득해 도저히 쓸 수 없는 물이다. <사진제공=이상돈의원실>

댐 건설 전 엉터리 사전조사

최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상돈 의원과 낙동강네트워크, 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가 개최한 영주댐 현황 점검 토론회에서 낙동강네트워크 이준경 공동운영위원장은 “영주댐은 낙동강 수질개선을 위한 용수공급 목적이 90%이지만 낙동강 수질은 내성천 합류 후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질개선을 위해 건설한 영주댐이 오히려 수질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댐 건설 전 주변 환경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검토가 없었기 때문이다.

영주댐은 규모에 비해 유역면적이 상대적으로 높은데다 축산과 농업에서 발생하는 비점오염원과 낮은 하수처리율이 수질오염으로 이어졌다.

영주댐 유역은 가축사육 두수가 5472마리/㎢로 다른 댐과 비교할 때 월등하게 많다. 농경지 비율 역시 다른 댐(대청 16%, 합천 15%, 소양강 5.6%)에 비해 높은 21%에 달한다. 게다가 하수처리율은 63%에 불과해 경북 평균인 80%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준경 위원장은 “댐 유역 내 농경지와 축산 비율이 다른 댐과 비교할 때 월등하게 높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하수처리율이 63%에 불과하다는 것은 농경지 비료와 퇴비 90%가 강으로 유입돼 수질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주댐 현황점검 및 처리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최근 국회에서 열렸다. <사진=김봉운 기자>

영주시, 모래 채취로 생태 파괴

한때 ‘멸종위기종의 마지막 피난처’라고 불리던 내성천은 육상화로 인한 하도 내 식생 확산으로 물새들의 서식에 악영향을 미쳤다.

식생이 고착화된 모래톱을 더 높게 변화시키는 한편, 하도를 좁히면서 빠른 유속으로 다시 하상에 영향을 주고 모래입도를 거칠게 변화시키면서 흰수마자 서식환경에도 악영향을 줬다.

영주댐 건설 이후 생태계가 파괴된 데에는 지자체 책임도 크다. 영주시는 영주댐 건설기간인 2010년부터 2013년까지 290만㎥의 모래를 채취했다.

이로 인해 영주시는 170억원의 세수가 발생했는데, 이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영주시가 같은 지역에서 채취한 양의 10배가 넘는 수준이다.

입자가 고운 모래를 마구 채취하면서 댐 상류 내성천에 있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흰수마자 서식지가 무차별적으로 훼손되는 결과를 낳았다.

댐 본체 상류 13㎞ 지점에 위치한 유사조절지. 부속댐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환경일보DB>

“영주댐 남겨놓는 게 예산 낭비”

1조1000억원이 투입된 영주댐이 무용지물로 전락하면서 정부는 1099억원을 또 투입해 수질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수자원공사가 128억원을 부담하고 나머지 971억원은 세금으로 메우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댐 운영 개선 시 10%, 수질대책 추가 시 26.7%의 수질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주장이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국립한경대학교 백경오 교수는 “영주댐을 남겨놓으면 수질 개선을 위한 불필요한 대책 및 예산 낭비가 예상된다”며 “설령 수질이 개선되더라도 영주댐의 평균 갈수량이 낙동강 본류에 비해 매우 적어 낙동강 상류 수질개선이라는 목적은 달성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백 교수는 또 “영주댐으로 차단된 유사는 상주보 본류뿐 아니라 낙동강 중상류 하상복원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고, 이는 현재 추진 중인 낙동강 재자연화에도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경 위원장은 영주댐 문제를 낙동강 전 유역의 자연성 회복이라는 연속성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4대강 조사평가단에서 추진하는 보 처리방안 경제성 평가용역을 영주댐에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런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와 공론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익사 우려로 인해 수영금지'라는 표지판이 무색하게 발목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천의 모습. 무단방류로 인해 강우시 오염도가 급격하게 높아지는 현상이 관찰된다. <사진제공=이상돈의원실>

4대강 보 처리방안 적용해야

1조원이 넘는 돈을 투입한 영주댐을 정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쉽사리 포기할 것 같지는 않다. 지난해 7월 4대강 조사평가단이 발족할 때도 영주댐을 함께 다루려 했지만 결국 대통령 훈령에는 빠졌다.

이준경 위원장은 “환경부는 물관리 일원화가 진행되고 통합물관리로 조직 개편이 되면 영주댐 책임국을 만들겠다고 영주댐 문제를 1년 이상 방치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자원공사 역시 영주댐 수질개선과 운영에 대해 본부에서 유역처로 이관시켰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환경부 관계자 역시 원론적인 입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환경부 박하준 수자원정책국장은 “영주댐 처리원칙과 세부 절차는 거버넌스를 통해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뿐만 아니라 국가(유역)물관리위원회에 상정‧의결해 절차적인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향후 환경부는 구체적인 처리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을 적극 지원하고 필요시 제도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4대강 보를 처리를 결정하는 것만 해도 정부는 힘에 부친 모습을 보이고 있다. 4대강 사업의 곁다리처럼 건설된 영주댐은, 존치 여부를 결정하는 문제마저도 관심 밖으로 밀리고 있다.

이미 투입한 1조원이 넘는 돈이 아까워서라도 수질개선을 위해 추가로 혈세가 투입될 것이고, 효과가 있는지 모니터링해야 하며, 생태계 변화를 관찰하다 보면 시간은 흐르고 정권은 바뀐다. 시간은 버티는 자의 편이다.

김경태 기자 mindaddy@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ad51

환경플러스

ad58

환경이슈

ad54
ad60

전국네트워크

ad61
ad55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