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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수 무방류 시스템, 텍사스에서 답을 찾다

기사승인 2019.09.18  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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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단 기술 도입한 '무방류 시스템’···IoT 기반 실용성 제고
에너지 다소비·고비용은 과제, 사회적 합의도출이 관건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판다 발전소의 브라인 컨센트랙터(Brine Concentrator), 수처리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사진=김봉운 기자>

[텍사스=환경일보] 김봉운 기자 = 무방류 시스템(ZLD, zero liquid discharge)은 저장 과정, 생산 공정, 폐수 처리, 폐기물 처리 등 전체 단계에서 액상의 오염물질을 밖으로 일체 방류하지 않는 시스템을 말한다. 미국에서는 1970년대 후반 기술개발 및 상용화를 시작해 현재 다양한 기술이 접목돼 있다.

폐수를 회수하고 처리하기 전 슬러지를 응고시킨 후 다양한 공정을 수행하는 폐수 무방류 시스템은 환경규제를 준수한다는 점에서 산업 폐수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인간 생활과 산업 활동을 위해서는 반드시 물이 필요하며, 이에 따라 많은 양의 하·폐수가 발생한다. 여기에 기후변화, 사막화 등의 자연적 요인이 더해지면서 많은 국가들이 ‘물 부족 국가’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무방류 시스템이 근본적인 문제해결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주목하고 있다. 이에 가장 선진적인 시스템을 운영하는 미국 텍사스 소재 민간 기업(발전소)을 방문해 우리나라 도입의 가능성을 살펴봤다.

오염폐수 방류 않고 재이용가능한 수처리 시스템

ZLD는 방류되는 하·폐수가 전혀 없으므로 수질오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물 재이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ZLD를 도입하는 주요 원인은 수질기준의 강화다. 국내의 경우 수질기준 초과에 따른 부과금이 높지 않지만, 미국은 부과금이 ZLD 설치비용을 초과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담수의 부족, 폐수처리비용 증가, 환경보호에 대한 대중의 인식 고조 등이 ZLD 도입 배경이 되고 있다.

판다 발전소에서는 공정 중 과열된 물을 위에서 아래로 분사해 온도를 낮춰 다시 이용한다. <사진=김봉운 기자>

또, 폐수 방류구가 없어 주변 수계에 미치는 영향이 없고 처리수를 전량 재이용해 용수 사용량을 절감할 수 있어 물 부족 환경에도 대응할 수 있는 환경친화형 시스템으로 주목 받는다.

처리수 재활용을 통해 수질에 따라 직접 제조 공정에 사용해 환경친화형 생산 공정으로 전환, 용수 공급의 탄력성 확보가 가능하며, 아울러 오염물질 배출 저감 및 재활용을 촉진해 순환형 사회의 토대를 만들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세계 주요국 무방류 시스템 속속 도입

무방류시스템의 역사가 가장 오래된 미국은 최근 바닥재와 비산재 이송수, 배연 수은 제거 시스템에서 배출되는 폐수에 대해 ZLD를 우선적으로 적용하도록 관련 법규를 개정하면서 크고 작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ZLD는 탈염처리 시설에서 발생되는 농축수 처리에도 적용이 가능한데 해수담수화 시설은 농축수를 해상으로 방류하지만, 내륙(라스베거스, 피닉스, 덴버 등)에 존재하는 지하수 담수화 시설에서 발생되는 농축수는 하천으로 배출하지 못하기 때문에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ZLD 적용으로 해결했지만, 여전히 많은 비용과 에너지 소요가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중국의 경우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물 수요가 증가해 담수 오염이 심각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수자원과 생태계 보호를 위해 2020년까지 수계로의 오염물질 배출을 억제하고 물의 재이용을 촉진하는 계획을 수립해 ZLD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텍사스 오스틴에 위치한 헤이즈 발전소 외부 전경 <사진=김봉운 기자>

미국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발전소가 ZLD의 가장 큰 시장이다. 발전소는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한 반면, 중국의 발전소는 대부분 물 부족 지역에 설치됐기 때문에 ZLD가 해결책으로 부각되고 있다.

인도에서도 수질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2015년에 하루 일정수준 이상의 폐수를 방류하는 섬유 공장에 ZLD 설치를 의무화했다.

인도에서는 2008년을 기준으로 29개의 염색 공장에 ZLD가 설치되어 물을 재이용하고, 폐수에 존재하는 염을 회수해 사용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섬유 공장 이외에도 양조 공장, 알코올의 증류, 발전소, 석유화학 공장 등이 잠재적으로 ZLD 적용을 추진할 예정이다.

물 재이용의 획기적인 기술, 폐수 방류 0%

본 취재진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소재한 템플 판다 발전소, 헤이즈 발전소, 과달루페 발전소를 방문해, 무방류 시스템의 운영상황, 사회적·환경적 영향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발전소별로 장비 구성이나 시스템에 차이는 있지만, 경제적 효율을 높이기 위해 물을 재이용하고 처리하는 방식은 동일했다.

헤이즈 발전소 수처리 시설, 과달루페 발전소 수처리 시설(왼쪽부터) 공정을 운영하는 핵심 장비(브라인 컨센트랙터과 필터링 시스템) 및 슬러지 사진(두곳의 발전소는 수치리 공정에서 최종적으로 흙과 비슷한 슬러지로 고체화시키는 방법은 동일했으나, 화학 용해처리(헤이즈)와 땅에 매립하는(과달루페) 방식의 차이가 있었다.) <사진=김봉운 기자>

우선 수처리에 사용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물을 공급하는 방식이 조금씩 달랐다. 헤이즈 발전소는 재활용 물을 사용하기 위해 75%의 물을 주 정부에서 공급받고 25%는 강에서 끌어와 사용한다. 주 정부에서 공급받는 물은 폐수 처리장에서 걸러진 도시 하수이다. 과달루페 발전소는 하천에서 100%를 끌어다 사용하며, 판다 발전소의 경우 100% 주 정부에서 공급받은 하수를 사용한다.

이렇게 공급받은 물은 멀티미디어필터(MMF, Multi-Media Filter)와 울트라필터(UF, Ultra-

filter) 등을 거쳐 고형물(TDS, Total Dissolved Solids)을 제거 한 뒤, 역삼투 과정(RO, Reverse Osmosis)을 통해 순도 높은 물로 만들어져 발전소에 사용된다.

방문한 발전소 3곳의 폐수 무방류 시스템은 방법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표와 같은 공정을 거치게 된다. <자료=환경일보DB>
2014년 운영을 시작한 판다 발전소는 방문한 3곳의 발전소 중 가장 뛰어난 정화 능력과 최신 설비를 갖추고 있었다.(브라인 컨센트랙터 및 워터버스) <사진=김봉운 기자>

이러한 공정이 무한 반복되면서 발생하는 폐수를 재활용하고 에너지가 투입되면 방류되는 물 없이 100% 재이용 할 수 있다. 이때 발생하는 고체 물질은 각 발전소마다 다른 방법(자연 건조, 매립 등)으로 처리하는데 경제적 측면과 환경적 측면에서 다른 양상을 보인다.

판다 발전소에서는 넓은 지역에 연못을 만들어 물을 가두는 자연건조 시스템을 적용했다. <사진=김봉운 기자>

세 개의 발전소별로 고체물질의 처리방법이 각기 달랐다. 화학용해를 하는 방식과 침전을 거쳐 땅에 매립하는 방식, 그리고 인공연못에 가두고 자연 건조하는 등의 방법으로 슬러지를 처리한다.

하지만 위의 방식을 우리나라에 도입하기엔 많은 제약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슬러지 처리에 면밀한 체계 구축이 검토돼야 한다. 그 방안으로 슬러지를 이용해 벽돌을 만들거나 시멘트를 만드는 방법 등이 제안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양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명확한 대안으로 논의하기엔 아직 이르다.

현지 전문가는 “무방류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발전소에 운영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측면과 물을 재활용한다는 측면에서 경제적 효과와 환경적 효과를 모두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도입을 위한 ZLD, 사회적 인식 전환돼야

국내에서도 경상남도 고성군 화력발전소에 2020년 준공을 목표로 무방류 시스템을 준비중이며, 영풍 석포제련소에도 무방류 시스템 도입을 추진중이다.  

이번 발전소 방문을 통해 무방류 시스템이 국내에 안정적으로 도입되기 위해 해결해야할 가장 큰 문제는 2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경제적 측면의 효율성과 또 다른 하나는 사회적 인식의 전환이다.

현재 상용화된 기술은 국내에 무방류 시스템의 인프라 구축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보다 더욱 중요한 부분은 ‘사회적 인식의 뒷받침’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상지대학교 서용찬 교수(산업표준심의회, 제1기술분과위원회 위원)는 “먹는 물과 공업용 물은 다른 개념으로 에너지 자원 순환 측면에서 상하수도의 명확한 구분을 통해 생산성이 제고 돼야한다”며, “이에 중수를 활용하는 개념이 사회적으로 더욱 부각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공업용수로 공급되는 물은 일반 수돗물에 비해 저렴하게 기업으로 공급되며, 산업용 폐수를 관리하기 위해 더 많은 물이 필요하게 되는 구조이다. 이에 무방류 시스템이 도입된다면 구조적으로 많은 부분에 개선점이 나타나겠지만, 비용적 측면을 고려했을 때, 국내 도입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견해가 사회 전반적으로 만연하다.

판다 발전소는 모니터링을 통해 결과 값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모니터링 시스템에는 기기 부품의 성능도 확인할 수 있어 교체 시기의 예측이 가능해 원활한 공정이 진행된다고 업체 관계자는 밝혔다. 헤이즈와 과달루페 발전소에도 비슷한 시스템을 통해 수처리 시스템을 운영중이었다. <사진=김봉운 기자>

이에 대해 무방류 시스템 업계 관계자는 “IoT기반의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체계적인 관리 측면과 문제 발생 시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돼 현재 많은 나라에서 상용화 됐다”며,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과거보다 경제적 측면의 효율성이 많이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내 기업과 전문가들은 ZLD는 아직 안 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고 우려를 잠식시킬 결과를 아직 국내에서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국내 발전소 및 기업과 MOU를 체결하고 무방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향후 수치적인 데이터가 명확한 차이(경제·환경적 성과)를 증명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무방류 시스템은 물을 절약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국내 도입이 시급해 보인다. 하지만 시스템을 가동하기 위해 사용되는 많은 전력과 설치 및 운영에 드는 높은 비용은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적된다.

다소비·저효율 에너지 소비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실정에서 친환경을 위해 환경적 부담을 감수하는 구조적 딜레마 또한 여전히 남아있다.

김봉운 기자 bongwn@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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