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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파 직전 환경교육, 수술만이 답일까

기사승인 2019.07.11  22: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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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교육 만족도 27.6% 추락, 10년째 환경교육 교사 임용 ‘0’
환경교육진흥법 전면 개정 추진… 과도한 제도화 우려도

[환경일보] 미세먼지, 기후변화, 플라스틱 등 환경문제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다. 반면 우리의 환경교육은 뒷걸음질 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일반 국민의 환경교육 만족도는 27.6%에 불과하며 학교 환경교육이 침체되면서 중등 과정의 환경과목 선택 비율은 2007년 20.6%에서 2018년 8.4%로 급락했다.

게다가 2009년 이후 환경교사를 한명도 채용하지 못하면서 매년 4개 사범대학에서 배출되는 수많은 환경교육 전공자들은 갈 곳조차 없는 실정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신보라 의원과 환경부가 11일 공동으로 주최한 환경교육 혁신 토론회에서 박천규 환경부차관은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는 직·간접 규제, 부담금과 같은 경제적 수단 등 다양한 환경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국민의 인식과 태도, 행동을 변화시키는 환경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 낮은 환경의식은 실시간으로 진행 중이다. 충남도가 5월30일 현대제철(주) 당진제철소에 내린 10일간의 조업정지 처분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현대제철(주)의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현대제철(주) 당진제철소가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인 제2고로를 가동하면서 대기오염방지시설을 가동하지 않은 채 블리더 밸브(Bleeder Valve)를 개방해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한 것에 충남도가 조업정지 처분을 내렸는데, 이를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뒤집은 것이다.

이에 대해 녹색연합은 “고로를 운영하며 상시적으로 위법 행위를 저질러놓고는 문제를 제기한 환경단체와 행정처분을 내린 지자체를 비난하는 적반하장 기업의 손을, 국민의 권익을 지켜줘야 할 국민권익위원회가 들어준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송내고등학교 안재정 교사는 “환경교육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 구조를 만드는 기회로 만들지 못한다면, 다음 10년 후에 올 더 진화된 환경문제의 벽을 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교육 필수교과목 추진

미국, 대만 등은 환경교육을 매우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환경부 진명호 환경교육팀장은 “대만은 정부와 공공기관 직원, 교사, 학생 등을 대상으로 연 4시간 환경교육을 의무화 하고 있으며, 환경범죄를 저질렀을 때도 환경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는 2008년 환경교육진흥법 제정 이후 법령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환경교육 수준이 미흡하고, 학교 환경교육 역시 침체됐다.

특히 학교에서 환경교육을 받지 못하고 자란 성인들은, 사회환경교육 체계 부족으로 커서도 별다른 환경교육을 받지 못했다.

이에 환경부는 환경교육진흥법을 ‘환경교육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로 바꿔 내년 국회 통과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학교 환경교육 활성화를 위해 대상에 어린이집을 추가하고 교원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질 높은 환경교육 여건을 갖출 계획이다.

여기에 선택과목으로 머무르고 있는 환경교육의 필수교과목 선정을 추진하고 우수학교를 지정해 시설 및 프로그램 운영예산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사회 환경교육 내실화를 위해 ‘사회환경교육지도사’ 명칭을 ‘환경교육사’로 바꾸고 환경부장관 명의 자격증도 교부한다.

아울러 사회환경교육기관 정의를 신설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우수기관에 대한 지원 근거도 마련한다.

정부는 올해 환경교육진흥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하반기에는 환경교육위원회를 구성, 2020년에는 제3차 국가환경교육계획 수립을 준비하고 있다.

11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교육 혁신 토론회에서 박천규 환경부 차관은 “환경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국민의 인식과 태도, 행동을 변화시키는 환경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김경태 기자>

수계기금을 재원으로 활용해야

문제는 필수과목 지정은 환경부가 아닌 교육부 소관이라는 점과 함께 정부 입법안에는 재원 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는 점이다.

국가환경교육센터 이재영 센터장(공주대학교 환경교육과 교수)은 “환경교육 내실화를 위한 안정적인 예산 마련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수계기금, 분담금, 부담금의 5%를 환경교육 기금이나 특별회계로 조성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계기금의 활용처를 현재의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인데, 실제로 대만에서는 이미 비슷한 방식으로 환경교육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또한 이 센터장은 “헌법에 환경학습권을 포함시켜 국가의 책무로 규정하고, 미세먼지, 폭염 등 환경재난 영역을 신설해 환경재난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환경교육 활성화를 위해 시설 등록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3000여개의 환경교육 시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제도적 미비로 정확한 실태 파악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재영 센터장은 “환경교육 시설을 등록(국공립)하거나 신고(민간)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전국의 1만개 학교, 10만개 유치원과 연결해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장 내 법정의무교육에 환경교육을 포함하자는 제안도 있다.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육경숙 센터장은 “일반 시민들 대상 교육에서 사각지대가 직장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라며 “다른 교육도 중요하지만 기후변화 시대, 환경의 시대에 환경 소양과 인식 함양은 이 시대 시민들이 갖춰야 할 기본소양”이라고 밝혔다.

에코맘코리아 하지원 대표는 더 많은 환경교사, 환경강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 대표는 “환경교육이 필요한 대상에 비해 환경교육을 지도할 사람은 턱없이 부족하다. 양성한 교사들이 일할 곳이 별로 없기 때문”이라며 “창의체험수업, 자유학년제 대상 등 일할 곳은 많다. 문제점을 찾아 해결하면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환경강사 양성은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연동해야 다른 기관과 협력이 활성화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가환경교육센터 이재영 센터장은 “환경교육 시설을 등록(국공립)하거나 신고(민간)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전국의 1만개 학교, 10만개 유치원과 연결해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녹색교육센터>

제도 강화만이 정답인가

일각에서는 제도를 통해 환경교육을 강화하는 것만이 정답인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미세먼지, 플라스틱 폐기물 등의 환경문제들은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이 뚜렷하지 못한데, 이런 문제들이 과연 환경교육 강화로 해결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또한 사회환경교육기관을 제도화 했을 때 어떻게 지원할 것이냐에 대해서도 정부 개정안은 뚜렷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개정안에서는 시·군·구 지자체에서 별도의 환경교육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는데,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비슷한 예로 정부가 기후변화 적응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지자체 실정에 맞게 수립하도록 했지만 몇몇 지자체를 제외하면 모두 중앙정부 계획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율촌의 최준영 전문위원은 “환경은 상호 연관된 많은 요소의 상호관계라고 볼 수 있는데, 이것을 단일한 별도의 교과로 간주해 교육하는 것이 과연 적합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며 “통합적 학습과 교과 운영이 강조되는 시점에서 환경교육의 내실화가 제도의 강화로 이뤄질 수 있는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지역에서의 필요에 의해 위로 올라오는 구조가 아니라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하향식 구조가 과연 환경이라는 틀에 적합한 것인지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포늪은 1억4천만년 전에 형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내륙습지다. 국내 최초의 습지 환경교육 기관인 우포생태분원은 11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경남지역 9개 협력기관에서 해마다 2만2000명이 환경체험학습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환경일보DB>

환경교육이 인권이고 미래다

경남교육청은 전국에서 가장 선도적으로 환경교육 전담 장학사를 선발하고 환경교육 전담팀을 2017년 신설했다. 또한 경남은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의 환경체험학습이 의무화된 지 11년이 됐다.

국내 최초의 습지 환경교육 기관인 우포생태분원은 11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경남지역 9개 협력기관에서 해마다 2만2000명이 환경체험학습에 참가하고 있다.

특히 경남은 교육청과 도청, 시민사회, 환경단체와 협력체제가 잘 구축돼 있다. 찾아가는 미세먼지 대응교육과 학교 텃밭 교육강사를 공동으로 양성하고 학교로 찾아가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자체 차원의 노력을 장려하고 믿고 맡기는 것이 옳을지, 중앙정부 차원의 강력한 정책 추진이 맞을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송내고등학교 안재정 교사는 “필(必) 환경시대는 법령으로 열어갈 것인가, 심각해지고 있는 환경문제로 열릴 것인가? 어느 쪽이 먼저일지 고민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환경교육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 구조를 만드는 기회로 만들지 못한다면, 다음 10년 후에 올 더욱 진화된 환경문제의 벽을 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경남교육청 예술환경담당 김지연 장학관은 “모든 교육은 환경교육을 바탕으로 민주시민을 길러내는 미래 교육으로 연결돼야 하며, 학교 환경교육과 사회 환경교육이 비전을 공유해 미래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며 “환경교육이 인권이고 미래 교육”이라고 말했다.

김경태 기자 mindaddy@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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