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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구상나무, 세석평전이 해법될까

기사승인 2019.04.22  12: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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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변화로 국제적멸종위기, 세석평전에서 어린 나무 생육 활발
녹색연합 “현장조차 모르는 국립공원공단, 보전대책 표류” 비판

[환경일보]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이사장 권경업)은 2009년 7월부터 최근까지 지리산국립공원 내의 구상나무 생육실태를 조사한 결과, 세석평전의 구상나무 숲이 지리산 내의 다른 곳에 비해 어린나무가 활발하게 자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세석평전 일대에는 직경 5㎝ 이하의 어린나무 개체수가 1㏊ 당 평균 1000여 그루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에서 서쪽으로 11.6㎞ 떨어진 반야봉은 250여 그루, 서쪽으로 0.7㎞ 떨어진 영신봉은 160여 그루, 북동쪽으로 2.2㎞ 떨어진 장터목은 210여 그루, 북동쪽으로 2.8㎞ 떨어진 제석봉은 70여 그루 등으로 조사됐다.

세석평전의 1㏊ 당 구상나무 어린나무 개체수가 제석봉에 비해 14배나 많은 셈이다.

지리산 세석평전 일대 어린 구상나무 모습(2019년 3월) <사진제공=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공단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향후 구상나무 숲의 보전과 복원을 위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기온 및 토양환경, 바람세기, 서식 동식물 등과 같은 구상나무 주변 생육환경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할 계획이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남서쪽으로 4㎞ 떨어진 곳에 있는 세석평전은 해발고도 약 1500~1600m에 있는 오목한 산악지역으로, 잔돌이 많은 평야와 같다는 뜻에서 세석평전이란 이름이 붙었다.

경사도 15~20도의 완경사지로, 개울이 흐를 정도로 물이 풍부하다. 2018년 평균기온은 약 5.8도이며, 총 강우량은 2974㎜이다.

한편, 지리산 전체의 구상나무 서식지는 4180㏊로 축구장 6,000개 면적에 달하나 최근 반야봉, 영신봉, 천왕봉을 중심으로 구상나무가 고사하고 있으며, 고사목은 1㏊ 당 50여 그루에 이른다.

국립공원공단은 2017년부터 구상나무 고사목의 나이테를 분석해 오랜 기간 기후변화에 따른 생육 압박(스트레스)이 누적돼 구상나무가 고사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구상나무 고사목 115그루를 분석한 결과, 65% 이상이 2010년 이후부터 고사하기 시작했으며 약 70여 년간 생육 스트레스가 누적된 것으로 확인됐다.

생육스트레스의 원인은 구상나무 숲의 급격한 환경변화로 판단되며, 기후변화에 따른 봄철 가뭄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에서 크리스마스 나무(트리)로 불리는 구상나무는 소나무과 식물로 우리나라 고유종이며, 주로 해발 1500m 이상의 고지대에서만 자생한다.

오장근 국립공원연구원장은 “앞으로 구상나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생육조건을 찾기 위해 세석평전, 제석봉 등 지리산 일대의 구상나무 숲에 대한 각종 정보를 비교하는 조사·연구를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리산 세석평전 일대 구상나무 숲 모습(2016년 10월) <사진제공=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공단, 구상나무 생태 몰라

그러나 이번 지리산 구상나무 보호방안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국립공원공단이 지리산 구상나무의 떼죽음의 본질을 잘못 파악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세석평전 특정 사면부에서 어린 구상나무가 자라고 있지만 세석평전 주변의 영신봉-남부능선, 영신봉-촛대봉, 촛대봉-남쪽능선 등 세석평전을 에워싸고 있는 주요 서식지의 구상나무 숲은 모두 고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석평전도 전체적으로는 집단고사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녹색연합은 “공단은 어린 개체들이 청소년기를 넘기지 못하고 죽어가는 실상은 파악하지 못한 채 어린 개체들의 생육에만 주목하고 있다”며 “지리산 구상나무의 고사실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현장에서 전체적인 고사의 실태를 직접 조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지리산 반야봉 일대 구상나무 고사지역 모습(2016년 10월). 흰색으로 고사한 구상나무가 눈에 띈다. <사진제공=국립공원공단>

구상나무는 이미 IUCN 국제멸종위기종으로 등재된 상황이다. 그러나 국립공원공단은 ‘구상나무가 태어나서 언제부터 죽기 시작하는지, 죽어갈 때 양상과 실상은 어떠한지’를 파악한지 못한 상황에서 어린 구상나무가 관찰된 것을 바탕으로 보도자료를 작성했다는 것이다.

지리산 구상나무는 50∼100㎝ 정도 자라면 고사하기 시작한다. 특히 소년기를 거쳐 청소년기가 되는 100㎝ 전후부터 대부분 죽어간다.

세석평전에 어린 구상나무가 잘 자라고 있다고는 하나, 이들도 키가 100∼150㎝ 가량 자라면 수분스트레스로 인해 고사가 시작된다. 이런 양상은 지리산, 덕유산, 소백산, 태백산, 오대산, 설악산 등 백두대간 아고산대의 구상나무와 분비나무 모두 나타나고 있다. 한라산도 마찬가지다.

녹색연합은 “문제는 기후변화에 대한 생태계 관리 대책이다. 국립공원 아고산대의 고산침엽수 집단고사의 실태를 전수조사해 매년 변화상황을 파악해야 한다”며 “아울러 구상나무와 분비나무가 기상이변 등의 스트레스로 죽어가는 정확한 양상도 파악해야 하지만 국립공원공단은 아는 것이 없다. 지리산 구상나무 보전대책이 표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정은 기자 press@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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