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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한화 등 오염물질 불법배출 및 측정결과 조작

기사승인 2019.04.17  11: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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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부, 광주·전남지역 측정업체 4곳과 대기업 포함 235곳 적발
측정값 조작으로 ‘기준치 173배 초과’가 ‘이상 없음’으로 둔갑

[환경일보] 환경부(장관 조명래)와 환경부 소속 영산강유역환경청(청장 최종원)은 대기오염물질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먼지·황산화물 등을 속여서 배출한 여수 산단 지역의 기업들을 무더기로 적발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이 2018년 3월부터 최근까지 광주·전남 지역의 대기오염물질 측정대행업체 13곳을 조사한 결과, 여수 산단 지역 다수의 기업들이 4곳의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먼지·황산화물 등의 배출농도를 속인 것을 적발했다.

이번에 적발된 4곳의 측정대행업체는 측정을 의뢰한 235곳의 배출사업장에 대해 2015년부터 4년간 대기오염물질 측정값을 축소해 조작하거나 실제로 측정하지 않고 허위 성적서를 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기오염물질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먼지·황산화물 등을 속여서 배출한 여수 산단 지역의 기업들을 무더기로 적발했다. <사진제공=그린피스>

4곳의 측정대행업체는 (유)지구환경공사, ㈜정우엔텍연구소, ㈜동부그린환경, ㈜에어릭스이며, 이들과 공모한 배출사업장은 ㈜엘지화학 여수화치공장, 한화케미칼(주) 여수1·2·3공장, ㈜에스엔엔씨, 대한시멘트(주) 광양태인공장, (유)남해환경, ㈜쌍우아스콘 등 6곳이다.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사업장은 규모에 따라(매주 1회 ~ 반기 1회) 사업장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농도를 자체적으로 측정하거나, 자격을 갖춘 측정대행업체에 의뢰해 측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업자는 해당 배출시설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을 스스로 측정해 배출수준(배출허용기준 초과 여부 등)을 자율적으로 확인하고 적절한 대책을 취할 수 있도록 정확히 측정해야 한다.

4곳의 측정대행업체는 측정을 의뢰한 235곳의 배출사업장에 대해 2015년부터 4년간 대기오염물질 측정값을 축소해 조작하거나 실제로 측정하지 않고 허위 성적서를 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료제공=환경부>

 4년간 1만3096건 조작

이번에 적발된 4곳의 측정대행업체는 여수 산단 등에 위치한 235곳의 배출사업장으로부터 대기오염물질 배출농도 측정을 의뢰받아 2015년부터 4년간 총 1만3096건의 대기오염도 측정기록부를 조작하거나 허위로 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이 측정대행업체 대기측정기록부를 조사한 결과, 직원 1명이 같은 시간대에 여러 장소에서 대기오염물질 농도를 측정하거나, 1인이 하루에 측정할 수 없는 횟수를 측정한 것으로 기록한 8843건의 경우 실제 측정을 하지 않는 허위 측정으로 확인됐다.

또한 측정을 의뢰한 대기업 담당자로부터 오염도 측정값을 조작해 달라는 내용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문자를 파악해 측정 조작의 공모 관계를 확인하는 등 4253건에 대해서는 실제 측정값을 축소한 것을 적발했다.

측정값을 축소해 조작한 4253건에 대해 먼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 주요 항목별로 분석한 결과 측정값은 실제 대기오염물질 배출농도의 33.6% 수준으로 낮게 조작됐다.

염화비닐 등 유해성이 큰 특정대기유해물질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 사례는 1667건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에는 특정대기유해물질 배출 기준치를 173배 이상 초과했음에도 이상 없다고 조작한 사례도 있었다.

또한 염화비닐 등 특정대기유해물질이 배출기준을 초과했음에도 기준 이내인 것으로 조작해 강화된 배출허용기준 적용을 회피했다.

먼지와 황산화물 측정값도 법적기준의 30% 미만으로 조작해 대기기본배출부과금도 면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정대기유해물질을 연간 10톤 이상 배출하는 경우, 최대 2.7배 강화된 배출기준을 적용하며, 배출허용기준치의 30%를 초과하는 경우, 배출량에 비례해 기본부과금이 부과되는 경우를 피한 것이다.

측정을 의뢰한 대기업 담당자로부터 오염도 측정값을 조작해 달라는 내용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문자를 파악해 측정 조작의 공모 관계를 확인하는 등 4253건이 조작됐다. <자료제공=환경부>

기소의견으로 검찰 송치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이번에 대기오염물질 측정값 조작에 공모관계 등이 확인된 4곳의 측정대행업체와 6곳의 업체를 우선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에 기소 의견으로 4월15일 송치하고 관할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나머지 배출업체에 대해서는 현재 보강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추가로 송치할 계획이다.

특히 사업장 대기오염물질 자가측정은 기업체가 방지시설을 적정 운영함으로써 대기오염을 방지하고자 하는 제도다.

이번에 적발된 사례처럼 측정값을 조작하거나 허위로 기재하는 것은 대기오염 저감 정책의 기본을 뒤흔드는 행위이므로 환경부는 이를 엄정하게 관리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이번 광주·전남 지역의 적발사례는 빙산의 일각으로 보고 올해 2월부터 실시 중인 감사원의 대기분야 측정대행업체 관리실태 감사결과와 전국 일제점검 등을 통해 측정대행업체의 불법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종합개선방안을 5월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먼저 2018년에 환경부(국립환경과학원)가 마련한 무인항공기(드론)․이동측정차량을 활용한 감시·단속방안을 올해 전국 환경청으로 확대해 사업장 밖에서 대기오염물질을 실시간 측정하여 고농도 배출원을 추적 감시하는 등 불법행위를 실시간으로 단속한다.

또한 국내외 연구기관과 함께 분광학적 측정방법에 대해 신뢰도 검증을 추진하고, 분광학을 이용한 첨단 측정감시 장비를 도입할 예정이다.

분광학적 측정은 사업장 출입 없이도 원격(1~2㎞)에서 자외선(UV) 또는 적외선(IR)을 쬐어서 굴뚝 농도 및 배출량을 실시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다.

환경부는 감사원 감사결과와 전국 일제점검 등을 통해 측정대행업체의 불법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종합개선방안을 5월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자료제공=환경부>

아울러 사업장 방지시설 적정 운영여부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감시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중·대형 사업장에는 배출농도 상시 감시가 가능한 굴뚝자동측정기기(TMS) 부착을 확대하고, 소규모 사업장에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다.

측정대행업체와 배출사업장에 대한 관리 업무가 지자체로 이양된 이후, 불법 행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관리·감독 체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환경부는 올해 2월부터 실시중인 감사원 감사결과와 전국 일제점검 결과를 토대로 배출사업장과 측정대행업체의 유착관계 차단, 측정대행업체 등록·관리 등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촘촘한 실시간 첨단 감시망을 구축해 미세먼지 불법배출을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이번 광주·전남 지역의 적발사례는 빙산의 일각으로 보고 측정대행업체의 불법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종합개선방안을 5월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사진=환경일보DB>

한편 이번 오염물질 불법배출 및 측정값 조작에 대해 LG화학 신학철 대표이사는 “저와 LG화학은 이번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참담한 심정으로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며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 드린다”며 “당사는 이번 사태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고, 모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사과했다.

아울러 염화비닐 배출 책임을 지기 위해 관련 생산시설을 폐쇄하고, 주변지역에 대한 건강영향평가 후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보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반면 환경운동연합은 “사업장이 오염배출량을 ‘셀프측정’하게 하는 정부의 규제 방식이 배출조작 비리를 방치하고 문제를 키웠다”며 “정부와 지자체의 배출측정에 대한 책임성을 강화해 기존의 유착구조를 근절하기 위한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배출조작 사건은 기존의 배출량 통계가 과소측정됐고 오염물질 관리의 사각지대가 심각히 만연해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며 “허술한 규제로 인해 기업들이 미세먼지 저감에 ‘무임승차’하면서도 행정처분은 영업정지 대신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기업 봐주기 식 솜방망이 처벌 관행이 문제를 키워왔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규제당국의 반성과 제도 개선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18일 오전, 대기오염 물질 배출 수치를 조작해온 기업의 불법적 행태를 강력히 규탄하며, 여수 산업단지 앞에서 항의 활동을 펼쳤다. <사진제공=그린피스>

그린피스 역시 성명을 내고 “환경부가 기존과 같이 조사를 사업자와 측정대행업체의 양심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 규제 당국이 직접 나서 측정을 관리해야 한다”며 “굴뚝 자동측정기기(TMS)의 전국적 설치 시기를 앞당기고 측정치를 실시간으로 공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시민들이 대기배출사업장들의 대기오염 배출 실태를 확인하고 감시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린피스는 “배출 조작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일어나는지 명확히 밝히기 위해서는 제조기업, 발전기업, 자동차 제조기업에 대한 철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며 “배출량을 조작한 기업에 대한 처벌 수위도 대폭 강화해야 국민의 건강보다 기업 이익을 우선시하는 행태가 사라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정은 기자 press@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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