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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는 정당” 판정

기사승인 2019.04.12  13:3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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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심 뒤엎고 2심 한국 승소, 日은 수입금지 철폐 요구
고준위 방사능 오염수 110만톤 태평양 방류 우려

[환경일보] 일본 수산물(후쿠시마 포함 인근 8개 현 수산물) 수입 규제 조치에 관한 세계무역기구(WTO)의 최종 판결에서 한국 정부가 1심을 뒤엎고 승소했다.

WTO 상소기구는 1심 당시 일본 측이 제기한 4개 쟁점(차별성‧무역제한성‧투명성‧검사절차) 중 일부 절차적 쟁점(투명성 중 공표의무)을 제외한 사실상 모든 쟁점에서 1심 패널 판정을 파기하고 한국의 수입규제조치가 WTO 협정에 합치한다고 판정했다.

WTO가 수산물 방사성 오염에 관한 공중 보건 관점의 가장 엄격한 기준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이는 뜻 깊은 판결이라는 평가다.

이번 판정으로 한국의 일본에 대한 현행 수입규제조치는 변함없이 그대로 유지된다. 따라서 일본 8개현의 모든 수산물은 앞으로도 수입이 금지되고, 모든 일본산 수입식품에서 방사능이 미량이라도 나올 경우 17개 추가핵종에 대한 검사증명서도 계속 요구하게 된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유감을 밝히며 한국의 수입금지 조치 철폐를 계속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수석 원전 전문가 숀 버니(Shaun Burnie)는 “유해한 방사능으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이자 권리”라며 “WTO의 이번 판결은 이 권리에 대한 인정”이라 평가했다.

또한 숀 버니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환경으로 유출된 방사성 물질은 사고로 녹아내린 원자로에 여전히 남아있는 엄청난 오염 물질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며, “현재 한국 시민들과 후쿠시마 인근 지역 사회에 가장 심각한 위협은 일본 정부가 현재 보관 중인 110만톤 원전 오염수 태평양 방류를 고려 중이라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이 계획이 실행된다면, 후쿠시마 지역 어민뿐 아니라 한국에게도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면서 “후쿠시마 오염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견고한 강철 탱크에 오염수를 장기간(123년 이상) 보관하는 것과 오염수 처리 기술을 개발하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린피스 소속 크리스티안 아슬룬드가 지난해 10월17일 공중 촬영한 후쿠시마 원전 전경. 사진 왼쪽(남쪽)에 후쿠시마 원자로 1~4호기가 있고 오른 쪽(북쪽)에 5~6호기가 자리한다. 서쪽과 남쪽에 자리한 후타바와 오쿠마 마을은 접근을 제한하고 있다. 사진 뒤쪽으로 푸른색 구조물처럼 보이는 방사성 오염수 저장탱크 944개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사진제공=그린피스>

후쿠시마 오염수 일부 유출

후쿠시마 오염수가 일부 유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 정부는 2013년 9월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제한적 수입 금지 조치를 강화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는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성핵종이 포함돼 있지만, 수산물 오염에 대한 충분한 검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2014년 당시 정부는 일본의 방사능 누출 위험을 조사하기 위해 ‘방사능 안전관리 민간위원회’를 만들었지만 두 차례 현지조사에서 수산물 샘플 7건을 채취하는데 그쳤다. 아울러 일본의 제소 이후에는 별다른 이유 없이 위원회 활동이 중단된 바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정부는 이번 WTO 제소와 대응 과정의 1심 실패와 2심 승소 과정에 대해 성과와 문제점을 잘 평가해서 향후 대응에 반영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정부가 국민 안전을 어떤 태도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180도 달라진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산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재개는 막았지만 방사능위험 먹을거리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지금도 원산지를 둔갑해 유통되는 수산물의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관리감독도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정부가 제시한 방사능 기준치에 비해 낮으면 제한 없이 유통, 판매될 수 있는 것 또한 여전한 숙제다.

이와 관련 녹색당은 “정부에서 정한 기준치는 안전기준이 아닌 관리기준이다. 미량의 방사능이라도 검출된다면 유통, 판매를 금지하는 적극적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린피스 역시 “어떤 수준의 방사선도 잠재적으로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따라서 낮은 수준으로 오염된 식품을 포함해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식품에 대한 개인의 선택은 철저히 존중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모든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밝혔다.

바닷물 유입을 막기 위해 콘크리트 구조물이 태평양 해안을 따라 새로 세워졌다. 멀리 집들이 보이는 마을은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북쪽 10km가량 떨어진 나미에 지역이다. 수증기가 나오는 건물은 핵쓰레기 소각공장이다. <사진제공=그린피스>

오염수 태평양 방류 여부 올해 결정

막대한 양의 오염수 처리 역시 큰 문제다. 그린피스는 올해 1월 후쿠시마 제1 원전 오염수 위기 보고서를 발간해, 후쿠시마 원전 저장 탱크에 무려 110만톤이 넘는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가 보관돼 있다고 밝혔다. 이 오염수는 2030년까지 200만톤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처리를 두고 여러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나, 정부의 현지 조사팀으로부터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태평양 방류를 권고 받아 빠르면 올해 이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 도쿄전력(TEPCO)은 오염수를 정화해 방사능 수위를 낮추려는 작업을 진행했으나, 지난해 결국 실패를 인정했다. 72만톤이 넘는 오염수의 방사능 수위가 여전히 규제 수준 이하로 정화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는 암을 유발하는 스트론튬-90도 포함돼 있다.

그린피스는 일본 정부에 후쿠시마 인근 지역 농수산물 안전에 관한 철저하고 지속적인 조사와, 지역사회에 대한 완전한 보상, 오염수 태평양 방류 계획의 전면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이번 WOT 결정에 대해 정부는 “현재도 일본산 식품은 수입시마다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으며, 그 방사능 관리기준은 가장 엄격한 수준”이라며 “향후에도 정부는 우리의 검역주권과 제도적 안전망을 계속 유지하고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정은 기자 press@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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