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IGEE, 반기문 센터, KOICA, 서울연구원 공동주최
지속가능한 도시미래, 청년 참여, 산림 협력방안 등 논의

2월 14일과 15일 양일에 걸쳐 연세대학교 백주년 기념관에서 ‘제2회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EEF)’이 개최됐다. <사진=오동재 객원기자>

[연세대학교=환경일보] 성하림·오동재 객원기자 = 2월 14일과 15일 양일에 걸쳐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연세대학교와 연세대학교 글로벌 사회공헌원(IGEE), 반기문 센터, 한국국제협력단(KOICA), 서울연구원이 공동주최 하는 ‘제2회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EEF)’이 개최됐다.

국제협력 통한 전 세계의 지속가능성 향상 필요

14일 오프닝 세션은 세바스티안 크루츠 오스트리아 총리와 박원순 서울시장의 기조연설로 시작했다. 세계 최연소 총리인 크루츠 총리는 ‘유럽의 비전과 지속가능발전목표(이하 SDGs)'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크루츠 총리는 “모든 것이 급변하는 시대에서 SDGs는 우선순위와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과 같은 역할”이라며 지속가능발전 목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또한 “하나를 위해 하나를 포기하는 방식은 장기적으로 옳지 않고, 번영을 위해 우리 행성을 파괴해선 안 된다”라며 환경보호를 위해 모든 국가가 공정하게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크루츠 총리는 오스트리아를 2020년까지 SDGs 지수 TOP 5 국가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세바스티안 쿠르츠(Sebastian Kurz) 오스트리아 총리. <사진=오동재 객원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속가능 도시를 위한 서울시의 정책을 소개했다. 박 시장은 “SDGs를 어떻게 서울에 적합하게 적용할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서울은 전력소비를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생산은 늘리는 ‘원전 하나 줄이기 정책’으로 에너지 소비에서 생산의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밝혔고 ”현재 원전 2기 분량에 해당하는 약 516만Toe(원유1t 연소 시 나오는 에너지)의 에너지를 절감했다“며 성과를 언급했다. 

이어 시민참여형 도시재생사업인 ‘서울로 7017’, 공유경제를 이용한 자전거 대여시스템 ‘따릉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의 정책들을 추가적으로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박 시장은 “지속가능 서울은 그 아이디어부터 실천까지 모두 시민의 힘으로 이뤄낸 것”이라며 시민들의 더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사진=오동재 객원기자>

지속가능도시, ‘사람을 위한’ 정책과 기술 필요

이후 ‘지속가능성과 미래도시(Sustainability and future cities)’를 주제로 세션이 이어졌다. 첫 번째로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축사를 맡았다. 반 전 사무총장은 “도시는 나이, 성별, 재산과 무관하게 모든 이를 위한 포용성을 보여야 하고, 이주민에게도 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며 “포용 가능한 지속가능한 도시가 세계를 바꾸어 나가는 핵심이 될 것”이라 말했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사진=오동재 객원기자>

서왕진 서울연구원 원장은 “기후변화, 부의 불균형 등으로 인해 세계도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그 자신이 해법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제 새로운 문명을 위한 전환적 사고와 도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광재 재단법인 여시재 원장이 교육과 지속가능성의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 원장은 “고대 그리스·중국 문명부터 매스미디어를 통한 지식 대량공급의 시대까지 지식이 인류의 문명을 변화시켰다”며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지금은 비싼 저널 구독료와 통신비, 구글·페이스북 등 대형 플랫폼의 독점, 소득격차가 지식격차로 이어지는 상황이 지식의 확산을 가로막고 있다”라는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 원장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마을이 자체로 하나의 지식공동체가 되고, 입시형 교육이 아닌 개인 맞춤형 특성화 교육을 가능하게 하는 마을학교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또한 ▷지식에 대한 연기금 투자 확대 ▷교육 컨텐츠 개방 ▷개도국에 대한 지식투자 우선 ▷블록체인을 이용한 보상시스템이 있는 지식생태계 창조와 같은 방안을 제시했다. 이 원장은 마지막으로 “지식이 자유롭게 이용, 창출, 전파될 수 있는 ‘유토피아 도서관’을 향한 도전을 시작해야 한다”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마이클 장 센스타임(Sensetime) 대표는 “스마트시티는 AI와 5G, 사물인터넷(Iot)의 발전을 통해 현실화 되고 있다”며 AI 스타트업 기업인 센스타임이 현재 개발 중이거나 보급하고 있는 기술들을 소개했다. 장 대표는 ▷학교의 공공안전 개선을 위한 학생들의 건강상태, 학습태도 파악 ▷의료 분야 중 진단과 재활치료 분야에의 적용 ▷교통에서도 혼잡한 패턴을 인식해 데이터 수집과 교통 통제에 사용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과 같은 여러 기술들을 언급했다. 

장 대표는 “AI의 위험성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우린 기술을 군사적 용도가 아닌 민간·상업용도로만 사용할 것”이라며 “이 기술을 통해 도시가 회복력 있고 지속가능하게 변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오수길 고려사이버대학교 교수는 지속가능한 행정체제의 요건과 관련한 마지막 발표를 진행했다. 오 교수는 “유연하지 못한 행정체제를 바꾸는 것과 자기교정능력이 부족한 관료제의 단점, 이 두 가지를 넘어서는 것이 지속가능발전 행정체제를 만드는 핵심이다”라며 도전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행정체제의 구성원들은 새로운 전략이 도시를 어떻게 바꿀지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자신들이 하던 일만을 계속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의 행정처리 과정을 지적했다. 또한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공동의 비전을 세우고 본인의 업무가 도시를 어떻게 바꿀지 고민하도록 한다면, 업무가 단지 부서장만을 위한 일이 아닌 지속가능 도시에 기여하는 일이 될 것”이라며 단지 단체장의 목표가 아닌 구성원 개개인의 목표가 지속가능성이 돼야 함을 강조했다.

발표를 마친 후 김동주 연세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발표자와 패널들의 토론 및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사진=성하림 객원기자>

이어 김동주 연세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토론이 이어졌다. 마누엘 투논 데 라라 프랑스 보르도 대학교 총장은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대학의 역할을 소개했다. 

마누엘 총장은 “보르도 대학은 해안지역에 위치해 기후변화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기 때문에, 관련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며 “도시마다 각각 다른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각 도시에 맞는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전 세계의 대학들이 서로의 학생들을 지금보다 더 교환하며 대학 간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미래도시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김세호 건설교통부 전 차관은 “현재 스마트시티의 진행 과정은 ‘스마트 시티 트랩’에 걸린 것이라 표현하고 싶다”며 “왜 스마트 시티를 해야 하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어야 하는지 확고한 인식 없이 남이 하고 좋은 기술이 있으니까 도입하자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차관은 “기술 자체가 목표가 되면 안된다”며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우선적으로 정하고 그 후 어떤 기술도입이 합리적일지 결정해야한다”고 말했다.

이후 청중석에서 질의가 이어졌다. 이광재 원장은 스마트 시티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직장과 주거가 근접해지면서 도로에 쏟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문명이 올 것”이라며 “스마트 시티는 효율은 높지만 삶의 비용이 적은 생활을 만들 것이며 농촌이나 중소도시에도 대도시 못지않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라 답했다.

마이클 장 대표는 기술발전이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일자리의 감소는 필연적이지만 신기술은 더 많은 고소득 일자리를 가지고 올 것이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것을 제공할 수 있다”고 답했다.

오수길 교수는 지속가능도시를 위한 거버넌스 시스템에 있어서의 조언 요청에 “SDG 체제 이행에서는 OECD나 UN의 정책일관성이 중요하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단체장들이 재선을 위해 특정 이해당사자들의 의견만을 듣는 유혹에 빠지며 자신의 정책의지를 상실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개인의 리더십뿐만 아니라 시스템적으로 정책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로비를 이겨낼 것”이라 주장했다.

SDG 이끄는 청년의 목소리

이날 오후 연세대학교 글로벌 라운지에선 IGEE의 주최로 진행된 학생들의 발표가 눈길을 끌기도 했다. 본 세션에선 학내 동아리 학생들이 교육, 빈곤, 환경 등의 SDGs를 달성하기 위해 진행했던 프로젝트들이 소개됐다.

양지혜 연세대학교 환경동아리 연그린(YonGreen) 부회장. <사진=오동재 객원기자>

양지혜 연세대학교 환경동아리 연그린(YonGreen) 부회장은 “시민들의 기후변화 감수성을 높여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동아리의 목표”라며 “이를 위해 캠퍼스 내 캠페인, 녹색 교육, 소셜 미디어 활동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회용 우산비닐의 낭비를 줄이기 위해 학교 행정실과 협의해 중앙도서관과 학생회관 앞에 빗물제거기를 설치하는 캠페인을 했고”, “연고전 때 사용했던 현수막들을 모아 가방과 파우치로 업사이클링해 학생들에게 다시 돌려주는 캠페인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후 발표를 진행한 안소현 학생은 "팀원들과 함께 도시폐기물로부터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그녀는 “매년 한강 불꽃축제에선 30,000kg의 폐기물이 만들어지고 이를 처리하는 데만 1억 원이 넘는 처리비용이 든다”며 “팀원들과 함께 도시축제의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폐기물로 파괴된 자연의 모습처럼 환경파괴로 인한 부정적인 면을 강조하기 보단, 긍정적인 경험을 통해 심리적인 거리를 좁혀 행동을 유도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간결성과 기능성, 재미를 고려해 축제에서 쓰고 재활용하기 쉬운 간이의자를 만들어 성공적으로 시범사업까지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1분마다 축구장 32개만큼 사막화.. 식량·안보 위협”

권병현 미래숲 대표와 세션에 참석한 패널들. <사진=오동재 객원기자>

오후엔 사단법인 미래숲의 주최로 동북아시아의 사막화 문제와 대안이 논의됐다.

유키에 호리(Yukie Hori)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커뮤니케이션팀장은 “현재 경작 가능한 땅 중 5억ha가 황폐화됐고, 매년 1200만ha의 땅이 황폐화되고 있다”며 “이로 인한 탄소포집 저하로 기후변화가 심화되고, 생산력이 저하돼 취약국, 취약계층의 기근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현재 국경분쟁의 40%가 토지자원을 둘러싸고 일어나고 있다”며 “2050년까지 현재보다 식량생산이 70% 늘어나야하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유키에 팀장은 “따라서 UNCCD에서의 협상을 통해 설정된 토지황폐화 중립(LDN, Land Degradation Neutrality)목표를 달성해야한다”며 이를 위해 “토지의 황폐화를 예방하고 감소시켜야 하며 황폐화된 토지를 복구시켜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토지의 황폐화를 감소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정책·제도·시장의 혁신 ▷연구결과의 정책반영 ▷인센티브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고기연 산림청 국제산림협력관은 “정부는 사막화방지를 위한 다차원적인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국제적 노력의 일환으로 이뤄진 창원에서의 UNCCD 총회 이후 여러 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LDN 목표를 제시한 국가들을 지원해주고 있다”고 밝혔고, “지역적인 차원에서도 몽고, 중국 등의 사막화 방지를 위한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권병현 미래숲 대표는 동쪽으로 확산 중인 중앙아시아의 사막화를 막기 위한 미래숲의 노력을 소개했다. 권 대표는 “2006년 시작한 쿠부치사막에서의 녹화사업을 통해 남북을 가로지르는 녹색장성을 구축할 수 있었다”며 “이를 통해 사막의 확산을 막고, 사라졌던 마을을 복구시키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로 구성된 녹색봉사단을 꾸려 활성화시켰고, UN과 함께 ‘사막에 십억 그루 나무심기’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북한 산림협력, 장기적 종합목표 필요

동북아의 사막화 논의와 더불어 북한의 산림협력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고 협력관은 “현재 북한 산림의 32%가 황폐화된 상황”이라며 산림의 연료재 활용, 홍수, 병충해 피해 등을 황폐화의 요인으로 꼽았다.

세미나에 참여했던 많은 전문가들은 혼농임업의 확산을 산림확산의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고 협력관은 “임엄과 농사를 겸하면서 공동체의 생계도 고려할 수 있는 혼농임업은 굉장히 활용하기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슈지안츄 세계 농산림센터 동아시아 지역 담당관은 “혼농임업의 개념을 북한에 전하는데 많은 노력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사회 내 활성화된 시장으로 인해 혼농임업의 작물이 거래되기 시작하자 주민들 사이에 혼농임업을 통해 생계가 나아질 수 있다는 인식이 퍼졌다”며 경제적 유인을 통한 북한 내 혼농임업 확산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문대근 한국통일협회 사무총장  <사진=오동재 객원기자>

한편 문대근 한국통일협회 사무총장은 북한 산림사업의 성공을 위한 종합적인 고려가 필요함을 언급했다. 문 사무총장은 “북한의 산림복구는 에너지와 농업, 주민생활과 직결되기 때문에 먹는 문제가 선결되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한다”며 “농업과 산림복구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비핵화가 단계적으로 해소될 것이기 때문에 대규모 지원이 바로 이줘질 수 없다”며 “30년 종합개발계획 등의 협력전략을 세워 북한주민의 생활, 에너지 문제를 같이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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